"'기관' 이름표 뗄까"…역차별 속 자리 좁아지는 토종PEF
금융위 규제강화 개선안 막바지
GP 보수 외부 공개 논란 커져
"외국계 대비 역차별…업계 위축"
기관전용→일반 PEF 전환 움직임도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규제 강화 압박에 긴장하고 있다. 단순히 규제의 방식이나 강도 문제를 넘어, 외국계 운용사와의 역차별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5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규제 강화 내용을 담은 정부 발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최종 정리해 내부 보고를 마쳤다. 한정애·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을 중심으로 세부 내용을 더한 식으로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법안은 오는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한정애 의원안에 따르면 PEF의 인수합병(M&A) 시 활용할 수 있는 차입비율 한도가 400%에서 200%로 낮아진다. 금융 당국에 대한 보고 의무도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일정 기간마다 펀드 운영 및 재산 상태를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운용자산 규모가 큰 운용사(GP)에 대한 내부통제 장치도 강화된다. 유동수 의원안은 운용자산 5000억원 이상 GP에 대해 준법감시인을 1명 이상 의무 선임하도록 규정했다. 부실 또는 부적격 운용사를 신속히 퇴출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의 직권 말소 권한도 신설된다.
GP 보수에 대한 규제도 포함됐다. 한정애 의원안에 따르면 GP의 보수뿐 아니라, 보수 산정 방식, 주요 임직원 개별 보수 합계액까지 보고 대상에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GP 수익 구조와 인력 관리 등 사실상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영역까지 공개될 경우 경영 자율성과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국내 대형 PEF 운용사 대표는 "이미 대부분의 정보는 당국에 보고하고 있는데, 업계 모두가 민감해하는 임직원 개별 보수까지 외부에 공개하는 게 사모펀드 제도 개선에 어떤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사태로 시작된 불똥에 오히려 다른 토종 운용사들만 피해를 보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특히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역차별 가능성이다. 국내에 등록하고 활동하는 운용사에만 규제가 집중될 경우, 국내에 사무소만 두고 활동하는 해외 운용사들이 상대적으로 규제를 덜 받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PE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싱가포르 등에서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글로벌 운용사들이 규제를 회피한 채 자금력을 앞세워 국내 대형 M&A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PEF 운용사의 운신 폭이 좁아질수록 인력 확보와 자금 유치 모두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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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가 과도해질 경우 '기관전용' 이름표를 떼고 일반 투자자 대상 사모펀드로 전환하겠다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다. 한 중견 PEF 운용사 관계자는 "이제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펀드 딱지를 떼고 규모가 작더라도 일반 전용 사모펀드로 바꿔야겠다는 푸념도 들려온다"라며 "20년 동안 키워온 토종 사모펀드 경쟁력이 후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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