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中 '부모 재양육' 트렌드 확산
자녀가 부모 디지털 교육 맡아
"동등한 소통이 중요"

편집자주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문화와 트렌드를 주도하며, 사회 전반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는Z금]에서는 전 세계 Z세대의 삶과 가치관을 조명하며, 그들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부모의 디지털 기기 활용을 돕는 '부모 재양육'(Reparenting Parents)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자녀는 배달앱이나 은행앱 사용법, 모바일 결제 등 스마트폰 기능을 직접 가르치며 부모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모습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부모의 디지털 적응을 지원하는 새로운 효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약해지는 부모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효"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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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부모에게 스마트폰 사용법 등 현대적인 생활 방식을 알려주는 '부모 재양육'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관련 해시태그는 한 플랫폼에서만 약 600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SCMP는 이를 두고 "전통적인 효(孝)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부모가 자녀에게 걷는 법을 가르쳤듯, 이제는 자녀가 부모에게 음식 배달 앱 주문 방법이나 셀카 촬영 등의 디지털 기기 활용법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부모와 자녀 간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는 부모와 취미를 공유하거나 공연 티켓을 대신 예매해주는 등 친구 같은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페이페이'라는 이름의 한 누리꾼은 전통적인 효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효도가 부모에게 음식이나 옷을 사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며 약해지는 부모를 이해하고 인내하는 것이 진정한 효도라고 느낀다"고 했다. 과거 돈이나 물질로 표현하던 효도에서 벗어나, 부모의 감정과 어려움 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식이 새로운 효의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는 이러한 '재양육'을 통해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하고 부모와의 관계를 회복했다고 말한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과거 어머니가 자신을 '인형처럼' 통제했다고 회상하며 "어머니가 정해준 대로 옷을 입고, 친구를 사귀며, 전공까지 선택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그는 어머니의 행동이 불안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해하게 됐고,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어머니가 새로운 기술과 다양한 생활 방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자, 점차 태도가 부드러워지고 딸의 선택을 존중하게 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고령층이 신체 능력 저하로 인해 자녀에게 부담이 되거나 무시당할 수 있다는 불안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모와 자녀 간의 동등한 소통과 정서적 교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펑화마오 베이징사범대학 심리학부 교수는 "자녀가 부모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동등한 입장에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잘 쓸수록 삶의 만족도 ↑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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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부모의 디지털 활용을 돕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실제로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이 노년층 삶의 질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지난달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9551명을 분석한 결과,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노인일수록 삶의 만족도와 주관적 건강 상태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문자 메시지 전송은 70.6%가 가능했지만, 사진·영상 촬영(49.2%), 정보 검색(46.5%), 영상 통화(41.8%) 등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SNS 이용(8.0%), 전자상거래(10.8%), 온라인 뱅킹(17.9%) 등은 활용률이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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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디지털 기기를 3~4개 기능 이상 활용할 수 있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1.5배 높았고, 5개 이상 활용할 경우에는 2.3배까지 높아졌다. 삶의 만족도 역시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이 높은 집단에서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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