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확전·지연" 세갈래로 나뉜 이란戰…기로에 선 트럼프[이란전쟁 한달]
트럼프 "협상 성공적 진행"
"美 지상군 27일 중동 진입"
"이란 협상 통해 시간벌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유예하면서 향후 전쟁은 '종전', '지연전', '확전' 등의 시나리오 중 하나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대부분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라면 개전 한 달 만에 종전 선언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 지상군이 중동으로 파견됐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어, 결렬 시 대규모 확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란의 협상 지연작전에 미국이 말려들게 된다면 협상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란과 협상 타결 시 조기 종전…최상 시나리오
양측의 협상 조건은 각각 6가지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5년간 미사일 프로그램 중단, 우라늄 농축 전면금지, 핵시설 해체, 원심분리기 생산 외부감시, 군축협약, 중동 내 무장세력 지원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맞서 이란은 전쟁 재발 방지, 중동 내 미군기지 폐쇄, 전쟁배상금 지급, 중동 내 전투행위 중지, 호르무즈 해협 관리 국제법 수립, 반이란 활동에 가담한 언론인 재판과 송환 등을 내걸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표단이 이란의 최고위급 인사와 전날 저녁까지 협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그들은 핵무기를 갖지 않을 것이다. 그게 첫 번째"라고 말했다. 이어 "합의가 최종 타결될 경우 이란의 농축우라늄 비축분을 미국이 직접 수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정치매체인 악시오스는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등 미국 대표단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과 접촉하고 있다"며 "파키스탄과 이집트, 튀르키예 등 중재국들이 파키스탄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3자 회담을 주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협상이 성공할 경우 조기 종전 분위기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협상 결렬 시 美 지상군 전개…대규모 확전 가능성
다만 이란 핵 능력 무력화와 전쟁배상금 요구 문제에서 양측이 팽팽히 맞설 가능성이 크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파장은 커질 전망이다. 미 지상군이 대이란 작전에 투입되면서 대규모 확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국방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군 고위 당국자들이 미 육군 82공수사단 소속 전투여단과 사단본부 인원 일부를 이란 작전에 배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82공수사단 동원 결정이 최종적으로 내려지면 18시간 내 세계 어디든 전개가 가능한 3000명 규모의 신속대응군 여단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 점령에 투입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던 제31해병원정대 병력 2500여명과 미국 캘리포니아에 배치돼 있던 2200여명의 해병원정대, 군함 3척이 중동으로 향하는 중"이라며 "27일 이들 부대가 중동 지역에 도착할 예정이며 호르무즈 해협 일대까지 오는데는 며칠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27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5일간의 이란 공격 유예기한 마지막 날이다.
지상군이 투입될 경우 이란 작전 규모는 종전 계획보다 훨씬 커지게 된다. 2019년 중동 관할 미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을 지냈다가 퇴역한 조지프 보텔 예비역 대장은 미 군사매체인 더워존(TWZ)에 "하르그섬 장악 자체는 800~1000명이면 충분하지만, 지상에 병력을 투입하는 순간 보급, 의료 후송 등 작전 규모가 계획보다 훨신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상 5일 넘겨 장기화될 수도…이란 지연작전 휘말리나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5일을 넘겨 장기화될 경우 이란의 지연작전에 미국이 오히려 휘말릴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란 정부는 미국과 협상문제 대해 원론적인 입장만 나타내고 있다. 이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국영통신인 IRNA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며칠간 일부 우방국을 통해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요구하는 미국의 메시지가 전달됐다"며 "국가의 원칙적인 입장에 따라 적절히 대응했다"고 밝혔다.
영국 BBC는 "이란 지도부 입장에서는 협상기간 동안 미국의 압박을 완화시키면서 사회 통제를 강화하고 체제를 다시 공고히 하는 시간을 벌려고 할 것"이라며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크고 작은 공습과 분쟁이 지속되면 양측은 다시 위협적인 언행을 재개할 수 있으며 양측 협상 채널은 더욱 좁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이 협상으로 시간을 끌수록 트럼프 행정부가 받을 전쟁 예산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란전쟁 자금 조달을 위해 의회에 20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추가예산 승인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상원 통과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상원에서 공화당은 53석을 차지하고 있어 추가예산을 확보하려면 민주당에서 7표가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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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이란 전쟁 발발 첫 주에만 110억달러(약 16조46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해 여론이 좋지 않다"며 "백악관 내부에서조차 국방부의 예산 요구를 통과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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