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글로벌 12회 이후 최고치
중동전쟁 여파로 변동성 극심해져

3월 코스피 사이드카 7차례…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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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우리 증시의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변동성이 최고치로 치솟았다. 증시가 급등락할 때 변동성 완화 역할을 하는 사이드카가 이달 코스피에서만 7차례 발동됐다. 월간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0월 이후 17년5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중동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는 데다 시장금리와 환율도 치솟아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이드카 가장 많이 발동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30% 오른 5638.20에 개장한 뒤 오전 9시3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84% 오른 5562.22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은 3.03% 오른 1130.41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6.4원 내린 1490.9원에 장을 시작한 뒤 1498원대로 상승했다.


이란과의 대화를 재개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힘입어 간밤 미국 증시가 반등하면서 우리 증시도 영향을 받았다. 당초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내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증시 개장을 앞두고 이란과의 대화 재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이란과 심도 있고 건설적인 대화를 바탕으로 이란의 발전소 및 에너지 시설에 대한 모든 군사적 공격을 5일간 유예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국제유가는 10% 이상 급락했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동반 상승했다.

중동 정세가 매일 급변하면서 우리 증시의 변동성도 매우 커졌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총 7차례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7차례 중 4차례는 매도사이드카였으며 3차례는 매수였다. 사이드카는 전일 대비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하락하거나 상승한 후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된다. 발동 시점부터 5분간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나 매수호가 효력이 정지돼 과열된 시장을 식힌다.


한 달 사이에 사이드카가 이렇게 많이 발동한 적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12회 이후 처음이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것도 아닌데 변동성 완화 장치가 자주 발동되는 것은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와 시장금리가 치솟으면서 시장의 공포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이번 전쟁의 가장 큰 피해국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증시가 급락하고 환율이 치솟는 등 다른 나라에 비해 금융시장 변동성이 더 커졌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지난 5일 장중 81.99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이후 15거래일 동안 약 2거래일에 1번씩 사이드카를 경험할 정도로 변동성이 크다"며 "과거 금융위기 시절에도 경험하지 못했던 가격 급등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협상 기대감에 뉴욕증시가 반등 마감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하락 출발한 24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2.45포인트(4.30%) 오른 5,638.20에, 코스닥은 37.27포인트(3.40%) 오른 1,134.16, 원·달러 환율은 26.4원 내린 1490.9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026.3.24 조용준 기자

미국과 이란의 전쟁 협상 기대감에 뉴욕증시가 반등 마감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하락 출발한 24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2.45포인트(4.30%) 오른 5,638.20에, 코스닥은 37.27포인트(3.40%) 오른 1,134.16, 원·달러 환율은 26.4원 내린 1490.9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026.3.24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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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여파로 변동성 극심해져…당분간 안심 못 해

전쟁 영향뿐 아니라 우리 증시가 작년부터 세계 주요국 중에서 가장 크게 상승하면서 일각에서는 거품 논란이 제기될 만큼 변동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의 최근 변동성을 두고 '전형적 버블 사례(textbook examples of a bubble)'라고 진단했다. 12% 급락했다가 곧장 10% 급등하는 식의 지수 움직임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나 닷컴 버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보였던 극도의 불안정성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우리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높게 봤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유가 상승과 함께 사모대출 시장에 대한 부실 우려가 확산하며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라며 "코스피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다수 발동된 것도 단기적으로 시장 불안 심리가 극대화됐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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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실적이 증시의 하단을 지지해줄 것이라는 신중한 낙관론도 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역사적 사례를 면밀히 검토하면 중동 분쟁은 초기의 극심한 공포 심리가 정점에 달한 직후 비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출구를 모색하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선례는 과도한 공포 매도가 장기화하지 않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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