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에 '오일 쇼크' 현실화
항공유 가격, 전쟁 전의 두 배
베트남·호주, 4월 공급 부족 경고

중동 전쟁의 불똥이 아시아 하늘길을 덮치고 있다. 항공유 수급 불안이 현실화하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항공기 급유 제한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무더기 결항' 우려가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항공, 물류, 일상까지 흔들리는 전방위 충격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공항 2터미널 전광판.

인천공항 2터미널 전광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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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급유 어려울 수도"…공항들 긴급 경고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과 베트남 주요 공항들은 최근 취항 항공사들에 "항공유 급유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지의 통지를 전달했다. 통상 항공기는 목적지에서 돌아올 연료를 현지에서 보충하는 방식으로 운항하는데 현지 수급이 막히면서 기존 계약 물량조차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베트남은 항공유의 절반 이상을 중국과 태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중동 사태 이후 두 나라가 잇따라 정유제품 수출을 제한하면서 공급망이 사실상 차단됐다. 일본 역시 원유의 90% 이상을 중동에서 들여오는 구조여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배럴당 200달러…항공유 '사상 최고' 기록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쟁 전 대비 두 배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찾은 여행객들이 발권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찾은 여행객들이 발권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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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유는 다른 연료보다 품질 기준이 엄격하고 저장 조건이 까다로워 대규모 장기 비축이 어렵다. 이 때문에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가장 먼저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취약 연료'로 꼽힌다.


베트남·호주 '직격탄'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이미 직격탄을 맞고 있다. 베트남은 항공유의 약 75%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주요 공급처가 동시에 막히면서 다음 달부터 연료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공식 경고가 나왔다. 일부 항공사는 국내선 축소까지 검토 중이다.


호주 역시 연료의 90%를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로 항공유 비축량이 약 32일분에 불과해 가장 취약한 국가로 지목돼 왔다. 이대로라면 정상 운항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료 사재기·배급제…일상까지 흔들

항공을 넘어 에너지 위기는 이미 일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조리용 LPG 사재기가 확산하고 있고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는 주유소가 연료를 확보하지 못해 임시 휴업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베트남은 연료 배급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방글라데시는 대학 수업을 중단했다. 필리핀과 스리랑카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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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도착한 유조선. AP연합뉴스

인도에 도착한 유조선.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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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는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일본·중국·아랍에미리트 등에 전략 비축유 공유를 요청했고 태국과 필리핀은 러시아산 원유 도입까지 검토하며 공급선 다변화에 나섰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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