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정치인 로비' 설계자로 송광석 특정
"임종성·김규환 가까워…뇌물 규모도 설정"
"전재수,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하다 받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UPF) 회장과 가까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정치인에 대한 통일교 측의 뇌물 규모를 설정하는 과정에도 송 전 회장이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다.


24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윤 전 본부장이 두 정치인에 대해 "송 전 회장과 가까웠다"며 "송 전 회장이 그 정도(뇌물 액수)를 드리자고 했기 때문에 금액을 알고 있다"고 특정한 진술을 토대로 정치권 로비 정황을 들여다보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해 8월 김건희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한학자 총재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천정궁에서 임종성·김규환 전 의원을 각각 만나 3000만원 상당의 현금이 담긴 상자를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왼쪽)과 김규환 전 미래통합탕 의원이 각각 정교유착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출석하면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왼쪽)과 김규환 전 미래통합탕 의원이 각각 정교유착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출석하면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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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이 확보한 통일교 내부 문건인 'TM(True Mother·한학자 총재) 특별보고'에도 두 정치인이 관리대상으로 언급됐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작성된 문서에는 김규환 전 의원이 '특별작업' 대상으로 명시됐고, 임종성 전 의원과 함께 주요 관리대상으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비 창구로 지목된 송광석 전 회장은 정치권에서 가장 익숙한 통일교 인사로 분류된다. UPF·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등 종교적 색채가 옅은 통일교 유관 단체를 통해 정치권에 접촉해왔다. 합수본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근거로 임종성·김규환 전 의원이 송 전 회장을 매개로 통일교와 접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경우 송 전 회장과의 연관성이 빠진 별도의 진술이 제시됐다. 윤 전 본부장은 한학자 총재가 2018년 천정궁에서 명품 시계와 현금 2000만~3000만원을 작은 상자에 담아 건넸다며 "전 의원이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복돈이니 받아도 된다'고 권유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당사자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임 전 의원은 합수본 출석 당시 "윤 전 본부장과 소통한 적 없고 휴대전화 포렌식에도 관련 기록이 없다"고 밝혔고, 김 전 의원은 "한 총재나 윤 전 본부장을 만난 적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전 의원도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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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통일교 현안 청탁과 금품 제공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2개월이 선고된 윤 전 본부장의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27일 내려진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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