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이 흔들리면 누가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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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저 앞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던 삼성전자 노조의 기자회견이 전격 취소됐다. 사측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사령탑인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의 회동을 제안하며 대화의 물꼬를 텄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5월 총파업 전까지 노조는 우호적이지만은 않았던 여론을 반전시킬 기회를, 사측은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기 전에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을 기회를 얻었다. 주어진 시간 동안 노사 모두가 곱씹어봐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산업계와 주식시장을 이끄는 국가대표 기업이다. 이곳의 노사 합의 결과가 곧 다른 기업들의 가이드라인이 된다. 특히 최근 '노란봉투법' 등 노동 관련 이슈가 민감한 시점에서, 삼성전자가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쉽게 굴복하는 선례를 남길 경우 그 여파는 고스란히 중견·중소기업으로 전이될 공산이 크다. 1등 기업의 밥그릇 싸움으로 시작된 도미노 효과가 우리 산업 생태계에 초래할 비용은 가늠하기 힘들다.

주주 입장에서도 이번 파업은 단순한 노사 분규 이상의 리스크다. 기업의 이익은 배당이나 재투자를 통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재원이 된다. 과도한 인건비 상승은 필연적으로 회사의 주인인 주주에게 돌아갈 몫을 잠식하는 셈이다. 더욱이 파업으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글로벌 공급망 교란은 물론, 메모리 가격 폭등을 부추겨 전 세계 IT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조 측이 주장하는 성과급 산정 방식의 개편도 짚어볼 대목이다. '돈 잘 번 사업부가 많이 가져가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는 얼핏 합리적으로 들리지만, 이는 기업이라는 운명 공동체의 장기적인 존속을 위협할 수 있다. 지금은 메모리 사업부가 '슈퍼 사이클'의 훈풍을 타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DS 부문은 적자의 늪에서 허덕였다. 당시 그 적자를 메우고 성과급의 토대를 마련해준 것은 다른 사업부의 선전이었다.

특정 산업의 흥망성쇠는 개별 직원의 노력만으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경쟁사의 성과급 잔치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고자 수익성만을 잣대로 성과급 분배에 차등을 둔다면,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부서나 기초 부서는 소외되고 조직의 결속력은 무너진다. 글로벌 AI 반도체 전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내부 총질로 동력을 상실하는 것은 공멸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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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모두 당장의 이익만을 좇는 근시안적 합의가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아우르는 합리적 수준의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삼성전자의 결정이 대한민국 경제의 표준이 된다는 무게감을 양측 모두 잊지 말아야 한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기자가 작성하고 AI가 부분 보조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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