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생산적 금융 관련 인사상 불이익 제거 검토" 주문
국민성장펀드 이어 기업대출까지 적용 검토
5대 금융지주 의견 수렴 절차 중

금융당국이 국민성장펀드에 이어 생산적 금융 전반으로 면책 특례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향후 5년간 총 508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이를 바탕으로 상반기 내 면책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여신 업무와 관련된 담당 임직원의 문책성 인사 금지와 같은 조항이 포함되지 않는 한 제도 실효성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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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은 지난 17일 5대 금융지주 실무자들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생산적 금융(기업대출 포함)을 실행하는 임직원에게 적용할 면책 기준을 구체화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했다. 성공적인 생산적 금융을 위해서는 은행이 우량 대출처를 골라내는 '선별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도록 유도하려면 이 같은 면책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이번 논의는 국민성장펀드에 한정됐던 면책 조치를 생산적 금융 전반으로 확대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9일 국민성장펀드에 참여한 금융기관에 대해선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금융감독원 제재를 면제하는 면책 특례를 도입한 바 있다.


같은 날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사별로 생산적 금융 투자 손실에 대해 과감한 면책이나 인사상 불이익 제거를 검토하고, 정부 차원의 면책이 필요한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건의해달라"라고 당부했다.

금융위는 은행연합회를 통해 각 금융지주에 투자 손실 시 적용될 면책 수준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23일까지 이를 취합한 뒤 협의체 논의를 거쳐 늦어도 상반기 내 관련 내용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과 관련해 면책 특례 확대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은 코로나19 당시 운영된 면책 특례와 유사한 틀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0년 당시 금융당국은 기업 지원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에 대해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경우 임직원 제재를 면제했으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제재면책심의위원회를 통해 면책 여부를 판단했다. 당시 면책 대상에는 동산·채권·지식재산권(IP) 담보대출, 기술력 기반 중소기업 대출, 벤처·창업기업 투자 및 인수합병 관련 업무 등이 포함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면책 제도는 심사역이나 의사결정자의 판단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취지"라며 "코로나 당시에도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면책하는 방식으로 운영됐고, 이번에도 유사한 틀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면책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일반적으로 여신 업무에서 고의나 과실이 없는 경우는 애초에 감독당국의 징계 대상이 아니다. 면책 제도가 추가되더라도 실질적인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현장에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평가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결국 중요한 것은 감독당국 제재 여부가 아니라 내부 인사 문제"라며 "부실이 발생하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고 담당 임원이나 부서장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부분까지 당국이 면책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금융사고나 부실이 발생하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인 만큼, 이를 주도한 임원이 통상 자리에서 물러나는 관행을 고려할 때 문책성 인사를 배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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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자체적으로 내부 면책 기준이나 성과평가 체계를 손볼 가능성도 거론된다. 권 부위원장은 앞서 생산적 금융 협의체에서 조직·인력 개편과 함께 핵심성과지표(KPI) 개선, 산업 분석 역량 강화 등을 통해 현장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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