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출' 확 늘린 은행…반도체·방산 사이클 타고 삼성·한화 여신 5.6兆 증가
신한·하나·KB, 지난해 삼성 3.3조·한화 2.2조 여신 확대
반도체·방산 투자 확대에 대기업 자금 수요 급증
은행도 가계대출 규제로 기업금융 이동
국내 은행들이 대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186,200 전일대비 7,800 등락률 +4.37% 거래량 20,194,447 전일가 178,400 2026.04.03 15:30 기준 관련기사 외국인·기관 '사자' 코스피, 2%대 상승 마감 협력사와 동반성장…삼성전자 DS부문, '상생협력 데이' 개최 코스피·코스닥 동반 상승세…SK하이닉스·삼성전자 강세 와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close 증권정보 000660 KOSPI 현재가 876,000 전일대비 46,000 등락률 +5.54% 거래량 2,927,164 전일가 830,000 2026.04.03 15:30 기준 관련기사 외국인·기관 '사자' 코스피, 2%대 상승 마감 코스피·코스닥 동반 상승세…SK하이닉스·삼성전자 강세 2차전지 업종 1분기 실적 바닥 전망…상반기 실적·하반기 정책 모멘텀 주목 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고, 한화 역시 방위산업·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투자 수요가 늘면서 기업들이 자금 조달처 다변화에 나선 영향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권의 대출 성장 축이 기업 금융으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24일 주요 금융지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0대 주채무계열 신용공여 현황을 공시한 KB·신한·하나금융지주는 2025년 말 기준 삼성과 한화에 대한 여신을 2024년 말 대비 모두 확대했다. 신용공여액은 원화·외화대출과 지급보증, 기업 발행 유가증권 보유액 등을 포함한 금융지원 규모를 뜻한다.
삼성에 대한 여신은 2024년 말 대비 2025년 말 기준 3대 금융지주에서 3조3432억원 늘어나며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지주별로는 신한금융이 2조640억원을 늘려 가장 적극적으로 확대했고 KB금융(8190억원), 하나금융(4602억원)이 뒤를 이었다.
한화 역시 같은 기간 2조2663억원가량 여신이 늘었다. 하나금융이 1조555억원으로 가장 큰 폭으로 확대했고 신한금융(6578억원), KB금융(5530억원) 순으로 증가했다.
삼성의 경우 반도체 시장 슈퍼 사이클 진입과 함께 국내외 대규모 설비 투자와 운전자금 수요가 동시에 확대됐다. 여기에 고환율 장기화로 수출대금 회수 전에 외화를 미리 확보하려는 매입외환 수요가 증가하면서 신한은행 등에서 외화대출이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화도 방산·조선·에너지 등 주력 사업 전반에서 업황이 개선되면서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 해외 프로젝트 관련 자금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군비 증강에 따른 방산 수출 확대와 조선업 호황, 대미 투자 수요까지 맞물리며 자금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대기업은 현금 보유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메가 프로젝트' 자금 수요가 상당하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평택 5공장 인공지능(AI)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서는 총 370억달러(약 55조3000억원)를 투자해 최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의 평택 5공장 사업비만 70조원대에 달하고 올해에만 8조원가량이 투입되는 등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자금 조달 다변화 필요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성장펀드가 3%대 초저리로 2조5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공급하기로 한 것도 이런 수요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회사채, 기업어음(CP), 해외 차입 외에도 은행 대출 등으로 자금 조달 수단을 다양화하고 있다.
은행권의 포트폴리오 재편도 대기업 대출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 기조 아래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기업 대출 확대를 독려하면서 은행들은 기업금융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재편하는 모습이다.
그 결과 신한금융은 지난해 상위 10대 주채무계열 신용공여를 2024년 말 42조6144억원에서 2025년 말 44조9966억원으로 2조3822억원 확대했고, 하나금융도 같은 기간 34조229억원에서 34조9300억원으로 9071억원 늘렸다. 반면 기업 여신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KB금융은 상위 10대 그룹에 대한 신용공여 규모가 36조4510억원에서 31조3560억원으로 5조950억원 줄어드는 등 일부 대기업 익스포저가 축소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상위 20대 차주에 SK하이닉스가 새롭게 편입되는 등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관련 여신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권의 대기업 여신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제기된다. 특정 산업과 대기업에 대한 익스포저가 확대되면 경기 변동 시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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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성장 여력이 제한되면서 기업 대출 확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산업 사이클 변화에 대비한 리스크 분산 전략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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