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듯 얌전한 생선들…알고 보니 '무허가 마취제' 투여한 中 상인들
중국서 식품 안전 '또' 논란
과산화수소 닭발에 이어 마취제 생선까지
중국에서 생선을 무허가 약품으로 마취해 유통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식품 안전 논란이 또다시 확산하고 있다.
"편하게 운송하려고"…생선 재운 中 수산시장
23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중앙TV(CCTV)에 따르면 취재진이 두달여에 걸쳐 충칭시와 산둥성 등 중국 내 여러 지역을 취재한 결과, 장거리 운송된 생선이 시장에서 '집단적 수면' 상태를 보이는 현상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상인들은 이를 "물고기가 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취재 결과 이는 자연적인 현상이 아닌 인위적인 조작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수산시장에서는 죽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던 생선이 수조의 물을 갈고 산소를 공급하자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헤엄치기 시작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이는 운송 과정에서 투여한 약물 때문으로 보인다. 매체는 작업자가 '물고기약'이라 적힌 액체를 수조에 넣고 섞자 활기차게 헤엄치던 물고기가 순식간에 축 늘어지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 액체는 물고기용 진정제로, 향수·화장품 원료나 마취제 등으로 쓰이는 유제놀(Eugenol)이 주성분이다. 상인들은 활어 운송 과정에서 작업 편의를 높이고 비늘 손상을 줄이기 위해 마취제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독성과 발암성으로 2002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말라카이트 그린'이 시장에서 사라진 이후, 유제놀을 주성분으로 한 약품이 대체재로 등장한 셈이다. 그러나 유제놀은 장기간 과다 사용할 경우 간과 신장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임산부나 아동 등은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CCTV는 중국 당국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유제놀을 수산·양식 허용 약품 목록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동시에 금지 목록에도 넣지 않아 규제 공백이 발생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작용이 명확하지 않은 마취제가 일부 상인에 의해 몰래 수산물 운송 과정에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메탄올로 물고기 마취하는 경우도
일각에선 메탄올 등 공업용 알코올을 물고기 마취에 사용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매체는 동부 산둥성 린이의 수산시장에선 상인들이 공업용 알코올을 섞어 사용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식품 가공 과정에서 공업용 알코올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메탄올은 실명이나 장기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CCTV는 여러 시장을 조사한 결과와 증거 자료를 즉각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에 이관했고, 충칭시와 산둥성 시장 당국이 합동 조사·처분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앞서 과산화수소 닭발 표백 논란
중국의 식품 안전 문제가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중국의 한 유명 식품 가공업체가 닭발 가공 과정에서 과산화수소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위생 논란이 일었다.
CCTV에 따르면 쓰촨성 청두의 해당 업체 공장 바닥에는 오수가 고여 있고 악취가 진동하는 가운데 닭발이 바닥에 그대로 쌓여 있었다. 또 작업자들이 바닥에 떨어진 닭발을 그대로 주워 다시 가공 통에 넣는 모습도 확인됐다.
특히 가공 과정에서 닭발을 과산화수소에 담가 색을 하얗게 만드는 '표백' 공정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과산화수소는 강한 산화제이자 소독제로 식품 가공에 사용할 경우 단백질 등 영양 성분을 파괴하고 장기간 섭취 시 구강 점막 손상이나 간·신장 기능 이상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중국에서도 사용이 금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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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관련 업체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으며 문제가 확인된 제품 수백 상자를 압수하고 과산화수소 사용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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