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서 울먹인 신정훈…"78년 검찰 암흑 시대, 국민이 끝냈다"
국회 본회의서 중수청법 표결 앞두고 '작심 발언'
"검찰, 더 이상 국민 위에 군림 못 해" 밝혀
노무현 자서전·유서 낭독하며 울먹이기도
"검찰의 칼날에 대통령 잃은 나라" 회상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나주·화순, 이하 신 위원장)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하 중수청법) 표결을 앞두고 "78년간 수사와 기소를 한 손에 틀어쥐고 국민 위에 군림해 온 검찰 권력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며 검찰 권력의 구조적 폐해를 작심 비판했다.
이번 중수청법은 지난해 검찰청을 폐지하고 법무부 소속 공소청, 행정안전부 소속 중대범죄수사청을 설치하기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중대범죄수사청의 조직과 직무 범위, 인사·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해 마련된 후속 입법이다.
당·정·청은 공소청과 중수청을 분리해 수사기관과 공소기관의 상호 견제 구조를 만들고, 공소청 검사의 수사 개입 여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검찰개혁 최종안을 매듭지었다.
그러나 애초 정부가 제시한 중수청 설계는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화 구조와 넓은 수사 범위로 인해 "검찰청을 둘로 쪼개 제2의 검찰청을 만드는 것", "검찰이 중수청과 경찰 등 수사기관 전체를 다시 지배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검찰개혁 자문위와 시민사회는 "검사 중심 이원화 구조를 폐기하고, 공소청의 사실상 지휘·통제 수단이 되는 보완수사권과 수사 통보 조항을 정비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여권 내부에서도 '검찰개혁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런 논란 속에 신 위원장은 당·정·청 협의와 상임위 법안심사를 통해 중수청 수사 범위를 조정하고, 수사 인력 구조를 일원화하는 한편, 공소청 검사의 중수청 수사 개입 여지를 남긴 조항들을 정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 결과, 검찰이 중수청과 경찰을 다시 장악할 수 있는 길은 막고, 공소청 검사의 수사 관여를 원천 차단해 수사기관과 공소기관의 대등한 관계를 재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 위원장은 본회의 제안설명에서 "검찰 캐비닛으로 상징되는 비열한 수사로 오랜 시간 국민의 고통을 잔인하게 조롱해 왔다"며 "검찰 캐비닛 앞에서 국민은 결코 법 앞에 평등하지 못했고, 독점된 검찰 권력은 대한민국의 근본을 뿌리째 흔들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대범죄수사청은 권력과 자본의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민주적인 '국민의 방패'를 새롭게 만드는 법"이라며 "검찰이 독점해 온 수사권을 독립된 수사기관으로 이관하고, 공소청과의 분리를 통해 권력을 쪼개 국민 앞에 책임지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위원장은 23년 전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와의 대화'를 상기시키며 "고졸 출신 변호사 대통령에게 학번을 묻고 조롱하던 검사들의 거만한 태도는, 검찰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해 왔음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라고 말하며 검찰의 행태를 강력히 비판했다.
신 위원장의 작심 발언은 이후 진행된 필리버스터에서도 이어졌다.
신 위원장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과 유서 일부를 낭독하며, 검찰 수사 과정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 했던 노 전 대통령의 심정을 전했다. 특히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과 마지막까지 짊어져야 했던 죄책감이 담긴 대목을 읽어 내려가며 울먹이기도 했다.
?
신 위원장은 "우리가 검찰로 인해 잃은 것은 한 명의 정치인이 아니라, '국가란 무엇인가, 진보는 무엇인가, 먹고사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평생 스스로에게 물었던 한 철학자를 잃은 것"이라며 "그런 노무현을 검찰의 칼날에 잃었기에, 검찰개혁과 수사·기소 분리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쓰레기통에서 투표함 발견…'투표용지 부족 사태'...
신 위원장은 "검찰개혁 법안을 여기까지 밀어 올린 힘은 어느 정당도, 어느 정치인도 아니라 대한 국민이었다"며 "78년 만에 검찰이 사라지는 이 역사적 전환점에서, 국회가 '검찰의 나라가 아닌 시민의 나라'를 선택해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