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결국 남 좋은 일?…재주는 한국이 넘고, 돈은 넷플릭스가 챙겼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Everybody know now where the K is.(이제 모두 K가 어디인지 안다)"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이 막을 내렸다. 광화문, 경복궁 등 한국을 대표하는 명소에서 공연이 열린 만큼 K콘텐츠의 힘이 전 세계에 전달됐다. BTS의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에 담긴 신곡 '에일리언스'(Aliens) 가사에는 문화강국을 꿈꿨던 독립운동가 김구를 향해 "Pardon 김구 선생님 tell me how you feel(잠시만요 김구 선생님, 지금 기분은 어떠신지요)"라고 묻는 표현이 등장한다.


성료된 행사지만, 시민들의 시선이 탐탁지 않다. 국가의 과한 통제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은 인력 약 7000명을 투입하고 행사장에 31개 게이트와 금속탐지기 80대를 설치했다. 소방 역시 800명의 인력과 함께 구급차 및 구조차 등 100대를 지원했다. 공연 당일에는 광화문에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휴관했다. 광화문 인근 지역은 행사 전부터 도로 통제가 시작됐고 일부 지역은 택배 배송도 제한됐다. 당일에는 지하철 무정차, 과한 몸수색 등의 불편이 있었지만 시민들이 '기꺼이' 감수했다. 하지만 관객 수는 예상치인 26만명의 한참 밑도는 6만~10만명으로 추산됐다. 물론 안전이 중요하지만, 과도하게 행정력을 투입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의 이익을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가져간다는 데 반감이 크다. 해외 OTT 넷플릭스는 BTS의 광화문 라이브 공연 중계권을 독점하고 전 세계 190개국에 동시 송출했다. 아울러 해당 공연의 재편집권, 주문형 비디오(VOD) 소장권 등 2차 판권도 넷플릭스가 모두 가져갔다. 이번 공연으로 1조원이 넘는 경제효과가 생긴다고는 하지만, 분명 넷플릭스가 '최대 수혜자'라는데 이견은 없다.


넷플릭스는 K콘텐츠 인기를 통해 이익을 챙겼지만 국내 통신사가 구축한 인프라를 통해 방송을 송출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부담은 비껴갔다. 비용 부담은 국내 통신사의 몫이다. 통신사들은 트래픽이 폭증해 문제가 생기면 안되기 때문에 망 용량 증설에 돈을 쏟아붓지만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으로부터 정당한 대가를 못 받는 상황이다. 하이브와 넷플릭스가 지불한 국가 유산 공간 사용료도 광화문광장, 경복궁 및 숭례문 등을 합쳐 약 9000만원에 불과하다.

AD

물론 소프트파워의 확산과 내수 소비의 촉진 등 효과는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의 불편이 감수된 공연에 실질적 이득을 일부 기업이 휩쓸어가는 현실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플랫폼이 국내 인프라를 활용해 이익을 독점하는 시스템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재주는 한국의 공동체 구성원이 부리고, 돈은 해외 OTT가 버는 구조가 반복돼선 안 된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