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우먼톡]로봇이 늘어도 아이가 더 필요한 이유
얼마 전 TV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인간보다 더 스마트한 인공지능(AI) 시대에 인간이 왜 필요한가'라는 제목의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AI를 연구하는 유명한 뇌과학자가 출연해 어느 분야에서든 AI가 인간보다 일을 더 잘하는 세상에서 인간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자신은 '인간만이 느낄 수 있다'는 명제에서 찾는다고 했다. 느낄 수 있는 인간이 없다면 AI는 그 느낌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참 재미있고 인사이트 있는 의견이었다. 앞으로 AI가 산업 전 분야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피지컬 AI가 한단계 더 발전하게 되면 제조업 공정은 대부분 AI가 담당하게 될 것이다. 서비스 분야에도 이미 로봇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생산성은 더 높아질 것이고 초저출생, 초고령화 사회의 생산연령인구 부족의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과연 AI 발달은 우리의 인구문제를 다 해결해 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초저출생 문제와 관련해 AI의 발달로 노동력 부족 문제는 해소되니 이제는 출산율에 연연해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초저출생 문제는 AI의 도움을 받아 해소되기보다는 여전히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으면 풀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AI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인간의 행복한 삶이라는 목적을 위해 AI라는 수단이 존재하는 것이다. 느낄 수 있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고, 진정한 공감도 인간만이 할 수 있다. 행복이라는 감정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다. 또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가족을 만들고 사회를 형성해 나간다. 가족과 사회, 국가라는 체계를 조직하고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재생산 능력으로만 가능한 것이다.
또한 개인, 가족은 소비의 주체다. 자본주의 시장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일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소비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요즘 같은 글로벌한 경쟁하에서는 오히려 소비자의 역할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결국 AI는 효율성을 높여 사람들의 노동시간을 단축해주는 데 주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사람은 그것을 향유하는 주체이며 늘어난 여유시간을 통해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고, 그렇게 될 때 국가의 경제도 유지되고 그 규모가 커져야 경제도 더욱 성장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가장 낮다. 그러나 2025년 말 합계출산율이 0.8로 2023년 이후 2년 연속 상승하고 있고, 금년 1월 출생아 수는 2만4000명 수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6%나 증가했다. 출산율 반등이라는 희망의 불씨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최근 출산율 반등은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인 '에코세대'의 인구 증가로 일시적 현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최근의 출산율 상승에는 결혼과 출산을 중요시하는 인식의 변화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2월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발표한 국민인구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 의향이 남성 60.8%, 여성이 47.6%로 2년 연속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의향도 미혼, 기혼, 남성, 여성 모두 범주에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출산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사결정이나 결국 전체 사회 인식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합계출산율 상승 역시 그러할 것이다.
이제 AI로 더 편하게 일하고 쉴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가족과의 여유시간도 늘어나게 됐다. AI가 만들어줄 편리한 세상에 가족과 여유 있는 삶을 즐길 기회를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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