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시설특별회계 70%가 인천공항 배당금
한국공항공사는 0%…타 기관 전출금도 상당
전문가 "통합 공감하지만, 충분한 숙의 필요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통합을 두고 인천공항공사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내부에선 인천공항이 벌어들인 수익이 이미 도로·철도 등 타 사업의 재원으로 대거 유출되는 상황에서,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지방 공항까지 떠맡을 경우 세계 공항 경쟁력 강화에 투입할 재원이 고갈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리가 번돈으로 도로·철도 까는데… 적자 공항까지 떠안으라니" 인천공항의 시름
AD
원본보기 아이콘

나 홀로 '배당 잔치' 인천공항… 지방 공항은 '0원'

24일 국회예산처와 감사원 자료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교통시설특별회계의 핵심 재원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2019년부터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고 46% 내외의 배당 성향을 유지해왔다. 이렇게 배당한 금액은 교통시설특별회계에 반영되는데, 인천공항의 배당금은 교통시설특별회계의 정부 배당 수입 중 약 70% 내외를 차지한다. 2024년엔 전체의 66%인 2248억원, 지난해엔 71%인 2210억원을 특별회계에 배당했다.

이는 배당 기관 9곳 중 가장 큰 규모로 도로공사와 산업은행이 11~16% 정도를 배당한 것과 비교하면 인천공항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해도 인천공항은 전체 당기순이익 중 46%인 3194억원을 배당했는데, 이는 올해 국가 교통시설특별회계에 반영될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최근 10년 배당 추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최근 10년 배당 추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원본보기 아이콘

공항에서 벌어 도로·철도로… 수천억원 전출

이미 인천공항의 수익이 항공 분야 외로 과도하게 전출되고 있다는 점도 통합의 걸림돌이다. 적자 상태의 공항이 많은 한국공항공사와 건설 중인 가덕도 공항까지 떠안게 되면 이미 지출하고 있는 비용에서 추가 비용이 생길까 우려하는 것이다. 또한 정부가 인천공항공사 등 공항으로부터 거둬들인 세입 중 대다수가 도로계정과 철도계정으로 전출되는 사례로 2019년 국회예산정책처 "2019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공항계정 세입이 도로 및 철도계정으로의 과도한 전출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2018년엔 공항계정 세입 약 8034억원 중 5449억원가량(79.6%)이 도로계정과 철도계정으로 전출됐다. 즉 공항 시설 및 서비스 발전을 위해 쓰여야 하는 금액이 이미 다른 부처로도 다량 유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9년에도 전체 세입 6156억원 중 약 4223억원(69.6%)이 전출된 바 있다. 이런 기조는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활주로 이용률 3.6%… '밑 빠진 독' 지방 공항

인천공항 직원들이 통합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방 공항의 경영 부실이다. 물론 지방 공항은 정치 논리와 지역 편의를 위해 사업성이 부족해도 강행된 부분이 있는 만큼 적자를 한국공항공사의 탓으로만 돌리긴 어렵다. 다만, 감사원의 지난해 9월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15개 공항 중 인천·김포·김해·제주 등 6개 공항을 제외한 9개 지방 공항의 활주로 이용률은 평균 3.6%에 불과했다. 인천은 82.6%, 제주는 91.4%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특히 양양공항(0.3%), 사천공항(1.2%), 원주공항(1.2%) 등은 사실상 공항의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무 현황 역시 손실이 계속되고 있다. 2024년 기준 김포·김해·제주공항을 제외한 11개 지방 공항 및 본사 등에서 발생한 적자 규모는 1384억원에 달한다. 무안·양양·울산·여수공항은 각각 200억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며 최근 10년간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예정된 지방공항건설에 23조4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재무부담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인천공항공사 내부에서 대책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타 공항과 통합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이유다.

"우리가 번돈으로 도로·철도 까는데… 적자 공항까지 떠안으라니" 인천공항의 시름 원본보기 아이콘

전문가 "통합 공감하지만, 충분히 논의해야"

전문가들은 공사의 역할이 나뉘어 국민 편의성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통합에 찬성하면서도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충분한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가 번돈으로 도로·철도 까는데… 적자 공항까지 떠안으라니" 인천공항의 시름 원본보기 아이콘

김규왕 한서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인천공항이 이미 많은 수익을 내고 국가 재정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지금 구조는 각 공항이 알아서 하는 방식이라 전체 효율은 떨어진다"며 "인천공항 돈으로 단순히 다른 공항의 적자를 메우자는 것이 아니라 전국 공항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운영해 더 큰 수익과 효율을 만드는 방향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AD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교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공항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져도 사회성을 고려해서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일부 지방 공항은 정말 이용할 사람이 없는데도 무리해서 만들어진 측면이 있다"며 "지금도 대다수 지방 공항이 적자인 상태에서 공항을 더 만들자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 공항을 통합 운영했을 때의 이점도 분명히 있으니 부작용에 대한 각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들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