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록 노원구청장 인터뷰
S-DBC 본궤도, 빅파마 유치 목표
광운대역세권 개발 직·주·락 도시 실현

"노원이 도시로 형성될 때부터 안고 있던 한계가 있어요.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저녁에 와서 잠을 자는 곳,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위한 대규모 주택을 일시에 공급하기 위해 설계된 곳이었어요. 좋든 싫든 '베드타운'이었습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8년 내내 하루도 놓지 않았다는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어떻게 베드타운의 한계를 돌파할 것인가.'

"지금부터 5~6년 후의 노원구는 그전의 노원구가 아닐 겁니다. 베드타운에서 직(職)·주(住)·락(樂) 콤팩트시티로 바뀌는 거죠."


상계동 820번지 일대 창동차량기지 부지에 들어설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에는 이미 71개 기업이 투자의향서를 냈다. 광운대역세권개발은 3년 내 모습을 드러낸다. 구청장 임기를 두 달 남짓 남겨둔 오승록 노원구청장을 지난 20일 만났다. 그는 8년을 건 승부수의 성과를 하나씩 꺼내 놨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민선 7, 8기 성과와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민선 7, 8기 성과와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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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에 필요한 건 바이오단지"…5년 반의 설득


오 구청장이 창동차량기지 부지(면적 24만7000㎡) 활용 방향으로 바이오산업을 낙점한 것은 2018년 하반기 민선 7기 구청장 취임 직후다. 당시만 해도 야구장과 대형 쇼핑몰을 짓자는 주장이 꽤 힘을 얻고 있었다.

"IT는 판교에 있고, AI는 양재 쪽으로 서울시가 가닥을 잡은 상황이었어요. 전문가들한테 물어봤더니 일자리 창출 효과가 가장 높은 게 바이오라는 거예요.” 전국에 바이오 단지가 30개 가까이 있지만 뚜렷한 성공을 거둔 곳이 드물다는 점도 역설적인 가능성으로 읽혔다.


"바이오 기업 인력은 석·박사급이에요. 하드웨어가 아니라 머리싸움이거든요. 직원 평균 나이가 30대고, 맛집이 있냐 없냐까지 따질 정도로 생활 환경을 중요하게 봐요. 판교 아래로는 잘 안 내려간다는 게 그 사람들 얘깁니다."


서울시를 설득하는 데만 5년 반이 걸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바이오 단지를 밀자 서울시는 한동안 발 하나 걸칠 듯 말 듯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 오 구청장은 2022년 재선에 성공하며 드라이브를 걸었다. 보스턴 켄달스퀘어(세계 최고의 바이오·기술 혁신 허브)를 직접 찾아가 바이오 클러스터 모델을 공부했다. 결국 2024년 5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서울시청에서 프레젠테이션하며 S-DBC를 공식 발표했다.


"그날이 역사적인 날입니다. 서울시, 지역구 의원, 우리 구청이 다 합의가 된 거죠. 2018년 말 방향을 잡고 2024년 5월에 공식화했으니 5년 반 만이에요."


71개 사 투자의향서…면허시험장 이전은 과제


지금까지 71개 기업이 S-DBC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시가총액 4000억~5000억원대 중견 기업도 있고, 직원 130~150명 규모 회사도 손을 들었다. 구체적인 기업명은 서울시 요청으로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견기업 유치는 구청이, 대기업 유치는 서울시가 맡고 있다.


오 구청장은 "마곡지구에 LG·롯데가 들어가 단지가 커진 것처럼 우리도 바이오 대기업을 유치해야 한다”며 “노원은 학군이 좋고, 재건축 활성화로 주거 여건도 대폭 개선될 예정이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빅 파마(Big Pharma, 연간 제약·바이오 의약품 매출이 150억달러 이상인 거대 다국적 제약회사) 유치가 목표다. 화이자·얀센·아스트라제네카·모더나 같은 회사들이다.


"한국의 임상실험 참여율과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에요. 외국 빅 파마들이 굉장히 좋아해요. 지금은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많이 가 있는데, 국제학교 같은 인프라가 갖춰지면 한국으로 올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산업단지 지정 절차는 올해 하반기 중 국토교통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산업단지 지정이 이뤄져야 기업들에 세액 공제, 용적률 인센티브 같은 혜택을 줄 수 있다.


S-DBC 완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은 창동 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이다. 바이오 단지와 함께 개발해야 할 이 부지가 아직 이전 확정이 나지 않았다. 원래 의정부로 가기로 했고, 노원구가 대체 용지까지 마련해 놨지만, 불법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찰청과의 최종 협의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오 구청장은 "임기 안에 꼭 해결하고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차량기지는 내년 철거 완료 후 오염 정화 작업을 거쳐 민간 건축 착공에 들어가고, 2031~32년 입주가 시작될 전망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과 바이오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불리는 랩센트럴 창립자이자 바이오랩스 CEO인 요하네스 프루에하우프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11월 만나 S-DBC 부지를 배경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노원구 제공.

오승록 노원구청장과 바이오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불리는 랩센트럴 창립자이자 바이오랩스 CEO인 요하네스 프루에하우프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11월 만나 S-DBC 부지를 배경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노원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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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住)·락(樂) 기반에 '일자리(직·職)' 더해


S-DBC보다 먼저 완성되는 건 광운대역세권 개발이다. 3년 후면 메리어트호텔, 아이파크몰, 현대산업개발 본사가 들어선다. 현대산업개발 본사 직원만 1800명 규모다.


700m 거리 양쪽에 고급 브랜드 상점가가 들어서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광운대역 개통까지 맞물리면 성수동·홍대와 같은 젊은이들의 거점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오 구청장이 베드타운 돌파에 자신감을 갖는 배경에는 이미 갖춰진 ‘주’와 ‘락’의 토대가 있다. 대대적인 재건축·재개발로 주거 공간은 새 모습을 갖춰가고 있고 수락휴, 경춘선 숲길, 불암산 나비정원, 노원기차마을 등 8년간 공들여 조성한 힐링 인프라는 노원의 브랜드를 바꿔 놓았다. 청소년 전용 레포츠 시설인 '점프'도 조만간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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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구청장은 "광운대역세권이 핫플레이스가 되고, S-DBC까지 완성되면 노원은 더욱 도약해 2031년쯤이면 베드타운이라는 말을 더 이상 쓰지 않아도 되는 도시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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