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명 목숨 앗아간 원인이 겨우 이거였다니…홍콩 아파트 화재 영상증거 공개
독립위원회 청문회서 영상 증거 공개
가장 유력한 원인은 담배꽁초
CCTV엔 흡연 모습 이어 '불이야'
지난해 11월 168명이 숨진 홍콩 '왕 푹 코트(宏福苑)' 아파트 화재 사고 원인이 담뱃불이라는 영상 증거가 공개됐다.
20일 AP통신 등 외신은 이번 사건 조사를 맡은 독립위원회가 전날 첫 청문회를 열어 법률팀의 개회 진술과 증인 진술을 들었다고 전했다. 독립위원회 수석 변호사 빅터 도스는 개회 진술에서 화재의 가장 유력한 원인은 '왕청 하우스' 내 두 저층 유닛 사이 통풍구의 플랫폼에서 담배꽁초가 인화 물질에 불을 옮긴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곳에서 불에 탄 종이 상자와 담배꽁초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볼 때 사람들이 규정을 위반하고 흡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화재 당시 건물들은 유지보수 중이었다. 외부에는 비계(건설 현장에서 고층 작업을 하기 위해 설치하는 임시 구조물)가 설치돼 있었다.
청문회에서 공개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또한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보탰다. 화재 발생 당일 CCTV 영상에는 오후 2시 10분께 건물 보수공사 시공업체 이름인 '왕입'이 적힌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찍혔다. 해당 영상에는 연기를 발견한 한 사람이 "누가 담배로 불을 냈느냐"라고 묻자 다른 사람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이후 한 노동자는 비계에 불이 났다고 큰소리로 외친다. 또 다른 영상에는 오후 2시 43분에 왕청 하우스 옥상에서 한 노동자가 흡연하는 모습이 찍혔다. 하지만 도스는 이 사람이 화재를 일으켰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화재가 커진 원인으로 가연성 그물망 사용, 화재 경보 시스템 비활성화, 계단 복도의 방화 창문 제거 등을 지목했다. 8개 동 가운데 7개 동에서 화재경보 시스템이 꺼져있었다. 작업 편의를 위해 계단 복도 창문을 제거하는 바람에 연기와 불길이 건물 내부로 빠르게 확산했다. 이 밖에도 소방호스가 법정 한도인 14일을 넘겨 수개월씩 차단돼있던 것, 창문을 발포 보드로 막아둔 것 등도 참사 원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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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는 3억3000만 홍콩달러(약 642억원) 규모인 이 아파트 보수공사와 관련해 "건축자재의 내화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할 책임을 노동처와 소방처, 주택국 등 관련 당국이 서로 미루고 있다며 "이번 화재는 용납할 수 없는 시스템적 실패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청문회는 내달 2일까지 총 8차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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