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수치 데이터 집약…비뇨기과, AI 친화성 높아
법적 책임 공백·알람 피로도…'조용한 지능'으로 풀어야
"최종 결정은 환자·의사 관계에서…열린 소통이 핵심"

"의료 AI의 진정한 역할은 전문의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주관적 해석과 피로도에서 비롯되는 '변동성(Variability)'을 제거해 의료의 질을 평등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 가치입니다."


원준희 웨일 코넬 의과대학 비뇨기과 임상교수가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메디컬 코리아 2026' 미디어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준희 웨일 코넬 의과대학 비뇨기과 임상교수가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메디컬 코리아 2026' 미디어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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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준희 웨일 코넬 의과대학 비뇨기과 임상교수(전 재미한인의사협회 회장)는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글로벌 헬스케어&의료관광 콘퍼런스 '메디컬 코리아 2026' 미디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원 교수가 AI 의료의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개념은 '진단 민주화'다. 경험이 적은 주니어 의사도 AI 보조를 받으면 펠로우십 수료 전문가와 대등한 판독 성과를 낼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의사 개인의 숙련도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던 진단 품질의 변동성을 AI가 줄여준다는 것이다.


MRI·CT·바이오마커 등 각종 영상·수치 정보를 다루는 비뇨기과는 이런 효과가 특히 두드러진다. 전립선암의 경우 AI 기반 MRI 판독으로 암 가능성을 먼저 예측해 불필요한 생검을 줄여준다. 전립선 비대증에서도 AI는 요속·증상 등 여러 매개변수를 통합 분석해 예후를 예측한다. 그는 "5000명 규모 데이터에 머신러닝을 적용하면 '2년 내 수술이 필요할 확률 72%'처럼 구체적인 임상 판단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진단을 넘어 수술실에서도 AI 도입이 진행 중이다. 다빈치(da Vinci) 같은 로봇 수술 시스템에서 AI는 수술 기구가 주요 혈관이나 종양 경계에 위험하게 근접할 때 경고를 보내는 센서 역할을 한다. 수술 동작의 미세한 패턴을 분석해 요실금 같은 수술 후 합병증 위험도 사전에 예측한다.


다만 원 교수는 AI 의료 정착을 가로막는 과제도 짚었다. 먼저 '법적 책임 공백(Liability Vacuum)'이다. 가령 AI가 방광암 환자에게 3개월 대신 9개월마다 모니터링해도 된다고 권고했다가 암이 재발했을 때 책임이 의사에게 있는지, 병원인지, 소프트웨어 회사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알람 피로도(Alert Fatigue) 문제도 변수다. 원 교수는 "알림이 너무 잦으면 의사가 주의력을 잃고 결국 AI를 꺼버리는 상황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상적인 의료 AI는 진료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동하다가 치명적인 순간에만 개입하는 '조용한 지능(Silent Intelligence)'이어야 한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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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최종 결정권은 의사와 환자에게 있어야 한다는 게 원 교수의 일관된 입장이다. 의학은 정밀한 과학이기도 하지만 오랜 임상 경험과 판단력이 개입되는 영역인 만큼, AI가 추구하는 정확성만으로는 모든 것을 설명하고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원 교수는 "최종 결정은 환자와 의사 사이의 관계에서 나와야 한다"며 "무엇보다 긴밀한 관계와 열린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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