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인공 목장 만들더니…'우유 강국' 된 카타르 [맛있는 이야기]
우유 자급자족 위한 기업 발라드나
인공 목장 세워 젖소 4만마리 길러
걸프국은 석유 팔아 식량 안보 투자
사막 국가 카타르는 천문학적인 자본을 투입해 '발라드나'라는 기업을 육성해 왔다. 이 기업의 임무는 척박한 사막 지대에서 우유와 치즈를 만들어 국민에 공급하는 것. 10년에 가까운 노력 끝에 발라드나는 카타르 국민들에게 우유를 공급하고, 수출까지 성공하는 쾌거를 올렸지만 이란 사태가 새로운 위기로 떠오르고 있다.
우유 원했던 카타르, 사막에 젖소 농장 세웠다
발라드나는 2017년 6월 설립된 카타르 목축 대기업이다. 당시 카타르는 다른 걸프 국가들과의 외교 마찰로 인해 중동에서 고립됐고,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우유와 치즈를 구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카타르 정부가 내놓은 해결책은 '국내 생산'이었다.
어떻게 사막 한가운데에서 젖소를 길러 우유를 짜낼 수 있을까. 발라드나는 카타르 수도 도하에 '초대형 인공 목장'을 만들었다. 거대 반도체 공장을 방불케 하는 새하얀 공장 시설 내부에 최첨단 습기 조절 장치, 냉방 장치, 폐기물 순환 장치, 전력 공급 시설 등을 구비해 젖소가 건강하게 자라를 수 있는 '서늘한 기후'를 구현한 것이다. 사실상 도시 안에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한 것이나 다름없는 프로젝트였다.
발라드나의 도하 '인공 목장'은 2019년 기준 4만마리가 넘는 육우, 젖소를 기르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1일 70만~90만리터 규모의 우유 생산 능력을 확보했고, 카타르 유제품 자급자족을 실현했다. 현재는 인근 국가에 우유, 치즈를 수출하고 있다.
석유, 가스 팔아 식량 자급에 투자한 걸프 국가들
식량 생산은 오랜 시간 걸프 국가들의 숙원이었다. 걸프 국가들은 막대한 석유, 가스 자원을 채굴해 부를 이뤘지만, 정작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물과 곡물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2017년 카타르대학교가 발간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의 1세기에 이르는 식량 불안' 보고서에 따르면, 20세기 내내 걸프 국가들은 기근 위협에 시달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글로벌 해양 무역이 마비됐을 때는 인구 3분의 1이 굶주림으로 사망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카타르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은 화석연료 수출로 거둔 이익을 농업, 축산 관련 첨단 기술에 재투자한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아프리카, 동유럽의 곡창 지대를 통째로 임대해 곡물과 사료를 재배한 뒤, 화물선을 통해 국내로 수송한다. UAE는 에미레이트 항공 기내식에 사용할 토마토, 양상추 등 채소를 국내 '수직형 농장'에서 직접 기를 만큼 식자재 자급자족에 철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막의 한계는 여전…"물가 충격 아랍 전체에 느껴질 것"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걸프 연안의 '척박한 땅'은 여전히 극복할 수 없는 한계로 남아있다. 크리스티안 헨더슨 영국 레이던대 중동경제개발 교수는 걸프 지역 매체 '자힐리야'에 지난 13일(현지시간) 기고한 글에서 "걸프 국가들은 현재의 식량 위기를 관리할 능력을 갖췄다"면서도 "대비 수준과 상관없이 물가 충격은 아랍 국가 전체에 느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걸프 국가들은 식량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막대한 재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식량의 상당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라드나가 자랑하는 인공 목장도 아프리카, 유럽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오는 사료용 건초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수직형 농장도 상당한 유지 비용을 요구하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보조금 없이는 식료품 물가 상승을 억누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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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더슨 교수는 "지난 10년간 걸프 정부들은 실내 농업과 수경 재배에 투자했지만, 수입 상품의 물량, 가격 경쟁력과 경쟁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결국 근본적인 대응은 현재 아랍 지역이 겪고 있는 불안을 야기한 근본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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