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맥]지방은행 지속성장을 위한 세가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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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지방은행은 거대 자본력을 앞세운 시중은행의 양적 공세와 인터넷 전문은행의 디지털 민첩성 사이에서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이 동시에 잠식되는 '샌드위치' 압박에 직면해 있다. 또한 지역 인구감소와 고령화, 지역 주력산업의 침체는 지방은행의 자산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5년 6월 말 기준 지방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1.04%대로 집계됐으며 이는 시중은행 평균인 0.3%대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에 지방은행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3대 전략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IT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영업망 확충 검토가 필요하다. 지방은행은 지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물리적 거점을 확장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IT 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전국 단위의 금융 영토를 구축해야 한다. 제주은행은 국내 대표 IT 기업인 더존비즈온과의 협력을 통해 기업금융 서비스를 시스템에 내장하는 방식(임베디드 금융)을 추진하고 있다. 즉 기업고객이 이미 익숙하게 사용하던 전사적자원관리(ERP) 화면 안에서 대출, 송금, 결제 등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제주은행이 전국의 13만여 더존 ERP 이용 기업에 직접적인 금융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지방은행이 전국구 기업뱅킹 전문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는 유의미한 사례를 구축하고 있다.

둘째, 인공지능 적용 확대(AX·AI Transformation)를 통한 운영 효율성 제고다. 인공지능(AI) 기술은 단순한 편의성 제고를 넘어 고객 경험의 근본적 혁신과 리스크 관리, 그리고 업무 프로세스 전반의 생산성을 강화하는 핵심 동력이 돼야 한다. 우선, 고객 접점 채널의 AI 접목을 통해 대외적인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AI 콘택트센터(AICC)를 구축해 24시간 상시 자동 상담 체계를 실현하고 AI 뱅커를 통해 단순반복적인 창구 업무를 효율화함으로써 지점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더불어 AI 주도의 실시간 리스크 모니터링은 사후 대응 위주의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잠재적 부실 징후를 선제적으로 포착하고 자본 배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지능형 컴플라이언스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내부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백오피스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의 초개인화 마케팅을 실현해야 한다.


셋째, 지역 밀착형(Hyper-local) 비즈니스모델의 재정립이다. 지방은행은 범용적인 금융 서비스 경쟁에서 탈피해 지역 경제 구조와 인구 통계적 특성을 정밀 분석하고, 시중은행이 간과하는 틈새시장(Niche Market)을 선점함으로써 독점적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전북은행은 시중은행이 리스크 관리와 언어 장벽 등으로 기피하던 국내 체류 외국인 근로자 및 다문화 가정을 전략적 니치마켓으로 설정해 전용 플랫폼 '브라보 코리아'를 론칭하고 비자 및 행정 서비스와 연계된 특화 금융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해당 시장에서 70%를 상회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도출하며 지방은행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했다. 미국 오리건주 소재의 움콰(Umpqua Bank) 은행은 점포를 '금융 업무 공간'에서 지역 소상공인과 주민의 '비즈니스 및 문화 허브'로 재정의했다. 지역 특산품 전시나 소규모 기업가를 위한 네트워킹 장소를 제공하는 등 지역경제 생태계와 깊이 유착됨으로써 거대 자본이 제공할 수 없는 정서적 유대감과 맞춤형 금융 상담을 기반으로 지역 내 독보적인 충성 고객층을 확보했다.

금융 산업의 패러다임이 디지털에서 AI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됨에 따라 지방은행은 과거의 관행적 영업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지역적 특수성은 극복해야 할 제약 요인이 아닌, 전문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차별된 핵심 역량으로 치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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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만호 EY한영회계법인 경영자문위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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