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해부학적 변이 2억5000만 가지…경험만으론 한계, AI가 메운다"
형우진 휴톰 대표(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인터뷰
수술용 AI 내비게이션 'RUS' 최초 개발·상용화
"데이터 표준화·규제 정비 먼저 이뤄져야"
"환자 300명의 해부학적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변이 가능성이 2억5000만 가지가 나왔습니다. 어떤 외과 의사도 평생 1만 건 이상 수술하기 힘든데, 그 정보를 다 알고 수술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죠."
형우진 휴톰 대표(연세대 의과대학 의과학교실 교수)가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메디컬 코리아 2026' 미디어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형우진 휴톰 대표(연세대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교수)는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글로벌 헬스케어&의료관광 콘퍼런스 '메디컬 코리아 2026' 미디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형 대표는 1992년부터 30년 넘게 의사로 활동하며 국내 최초·최다 로봇 수술 집도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위암 로봇 수술 2000례를 집도했다. 그가 2017년 창업한 휴톰은 AI 기반 수술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RUS(Reshaping and Unraveling Surgery)'를 개발·상용화한 기업이다.
수술 전 촬영하는 CT·MRI·초음파 영상은 환자 몸속의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정보는 오랫동안 진단에만 쓰였고, 수술 결과를 높이는 데 실용적으로 활용되기 어려웠다. 2D 영상에서 3D 구조를 머릿속으로 재구성하는 일은 경험과 직관에 의존했고, 의사마다 정확도가 달랐다.
RUS는 이 간극을 파고든다. 수술 전 촬영한 CT·MRI 등 진단 영상을 AI 딥러닝으로 3D 해부학 모델로 변환해 수술 전 계획 수립과 수술 중 내비게이션을 동시에 지원한다. 형 대표는 "RUS 사용 전과 비교해 수술 시간이 대략 10% 단축됐다"고 밝혔다. 외과 의사가 본인들이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해부학적 구조를 감으로 수술하는 것과 직접 보고 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복강경·로봇 수술로의 전환이 이 기술의 확산을 당겼다. 개복 대신 카메라와 로봇팔로 수술하는 비중이 늘면서 영상 정보를 수술에 직접 연결하는 접근이 현실성을 얻었다. 임상 데이터도 효용을 뒷받침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과제로 진행한 신장절제술 연구에서 RUS는 수술 시간을 기존 102.5분에서 87.5분으로 14.6% 단축했다. 동일한 종양 크기에서 절제 검체 크기도 기존 16.7㎤에서 6.8㎤로 줄었다.
형우진 휴톰 대표(연세대 의과대학 의과학교실 교수)가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가 주관하는 '메디컬 코리아 2026' 콘퍼런스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본보기 아이콘현재 위암·신장암·폐암 3개 모듈이 상용화돼 있으며, 간암은 인허가를 앞두고 있다. 처음 위암 모듈 개발에만 5년이 걸렸지만, 신장암은 2.5년, 폐암은 1.5년으로 단축됐다. 형 대표는 "3~4년 후에는 10개 정도의 수술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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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의료기기 도입의 최대 병목으로 형 대표는 기술이 아닌 규제 파편화를 꼽았다. 그는 "한 병원에서 되고 다른 병원에서 안 되면, 사업도 안 되고 환자 진료도 제대로 될 수 없다"고 짚었다. 한국은 단일 병원의 진료 볼륨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양질의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규제 표준화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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