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특사경 시대'지만
특사경 절반이 경력 1년 미만 '초보'
기소율 45%… 부실수사 우려

정부조직법 및 공소청법 개정으로 검사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수사 지휘 배제가 현실화하면서, 34개 중앙행정기관으로 흩어진 수사권이 현장에서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사경은 병무·식품·환경·지식재산 등 각 소관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장 단속과 범죄 인지에는 강점을 보여왔지만, 실제 수사는 검찰과의 협업을 전제로 굴러온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檢 빠지고 34개 부처 공무원에게로 쪼개진 수사권…난맥상 예상[고삐 풀린 특사경]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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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중앙부처 특사경의 수사 역량은 객관적 지표로도 취약성이 드러난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4년 특사경 업무처리 현황 및 성과지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 특사경은 34곳, 1만4166명이다. 이 가운데 근무 경력 3년 미만은 1만1670명(82.4%), 1년 미만은 6869명(48.5%)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본연의 행정 업무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고 인사이동도 잦아 수사 노하우가 축적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구조적 한계는 수사 완결성 우려로 이어진다. 지난해 중앙행정기관 특사경이 송치한 전체 사건 5만 1874건 중 실제 재판에 넘겨진 기소 사건은 2만 2954건으로, 건수 기준 기소율이 44.2%에 그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소율을 높이는 데 공조수사 지휘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특사경 상당수가 검찰 협업에 기대 수사를 해왔다는 의미로 읽힌다.

일선 중앙부처에서도 수사의 적법성과 완결성을 담보하기 위해 검찰 수사지휘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인권 침해 소지가 큰 강제수사 과정에서 위법 논란을 피하고, 혐의 입증을 위한 고도화된 법리 구성을 위해서는 수사 실무에 밝은 검사의 조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특사경 인력이 100명도 채 되지 않는 소규모 부처일수록 검찰과의 밀착 협업이 필수적이다.


59명의 특사경을 보유한 병무청 사례가 대표적이다. 2022년 서울남부지검은 병무청 특사경과 협업해 병역의무자 7명에게 허위 뇌전증 수법을 알려주고 1억2400만원을 챙긴 병역 브로커를 구속했다. 당시 수사는 계좌·통신영장 청구와 집행, 피의자 체포, 압수수색, 구속영장 청구까지 검찰과 병무청 특사경이 함께 진행했다. 병무청 특사경이 체포·압수수색 경험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이 증거수집과 강제수사 절차를 지원한 끝에 구속까지 이어진 것이다.

특허청(지식재산처) 특사경 역시 검찰과의 밀착 협업으로 수사의 완성도를 크게 높였다. 특허청 특사경의 '영업비밀 침해 제1호 송치 사건'이었던 스마트팩토리 분야 첨단기술 국외 유출 사건이 대표적이다. 2021년 당시 특사경은 관련자들을 압수수색 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대전지검은 사건을 넘겨받은 직후 혐의 입증을 위해 곧바로 추가 압수수색을 지휘했다. 이어 특허수사자문관에게 자문을 의뢰하며 법리 검토를 거쳤고, 그 결과 관련 범죄를 추가로 인지해 기술 유출을 주도한 핵심 피의자 2명을 직접 구속하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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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쟁점은 검찰 권한 축소 자체가 아니라, 34개 부처에 쪼개진 수사권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보완·통제할 것이냐는 점이다. 지금까지 검찰과의 협업을 통해 구속·재산 동결·몰수 등까지 이어져왔지만, 지휘 조항이 사라지면 일선 부처 특사경 수사는 사건 인지 이후 단계에서 제각각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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