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민주당 의원과 10시간 야간 업무
성남 인근 아파트·빌라 돌며 배송 전과정 체험
"배송인력 포함 모든 근로자들 자랑스럽다"
정부·정치권 향한 유화 제스처 분석도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지난해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새벽배송 동행 체험 약속을 이행했다.


20일 쿠팡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는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날 오후 8시 30분부터 이날 오전 6시 30분까지 10시간 동안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일대에서 새벽배송 체험을 진행했다. 이번 체험은 새벽배송 기사의 일상적인 업무 전 과정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오른쪽)과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배송체험에 앞서 택배물품 상차 등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쿠팡 제공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오른쪽)과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배송체험에 앞서 택배물품 상차 등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쿠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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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 대표와 염 의원은 성남 야탑 쿠팡로지스틱스(CLS) 배송캠프에서 안전교육과 상차 작업 등을 마친 뒤 쿠팡 직고용 배송기사인 '쿠팡친구'와 동승해 각각의 택배차량으로 성남 중원구 아파트·빌라·단독주택 지역을 구석구석 돌며 배송 업무를 수행했다.


이번 새벽배송 체험은 지난해 12월 쿠팡에 대한 청문회에서 염 의원이 심야 배송 업무를 같이 해보자는 제안에 로저스 대표가 "함께 배송하겠다"고 응하면서 성사됐다. 당초 정치권과 업계 일각에서는 로저스 대표가 의례적으로 답변한 것으로써 실제 동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로저스 대표는 지난 12일 밤 성남 인근 쿠팡 캠프를 찾아 사전 점검 성격의 체험을 진행하고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약속을 이행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체험에도 먼저 현장에 도착한 뒤 염 의원에게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고, 준비 체조부터 배송 업무 교육, 택배 상차 등 작업에 순차적으로 동참했다.


두 사람은 프레시백을 들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짜리 빌라 계단을 오르며 직접 배송하는 등 일상적인 쿠팡 새벽배송 기사의 업무 루틴을 그대로 체험했다. 로저스 대표는 "고객을 위해 수고해 주시는 배송인력을 포함한 쿠팡 사업장의 모든 근로자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안전하고 선진적인 업무 여건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왼쪽에서 두 번째)와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에서 세 번째)이 배송을 함께할 쿠팡친구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쿠팡 제공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왼쪽에서 두 번째)와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에서 세 번째)이 배송을 함께할 쿠팡친구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쿠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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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 대표는 지난해 11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진 뒤 이를 수습하는 차원에서 '구원투수'로 임시대표직에 올랐다. 이후 열린 청문회에서 동시통역기 대신 자체 통역사를 쓰겠다고 하거나 의원들의 질의에 "그만합시다(enough)"라며 불쾌한 모습을 보여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새해부터는 자세를 낮췄다. 국회 위증 혐의로 진행한 경찰조사에서 "정부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강조하고, 쿠팡 사내 임직원에 보내는 이메일에서 "자료 제출과 대면 인터뷰 등에 참여하는 동료 여러분이 적극 협조해 사태가 조속히 정리되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새벽배송 체험을 비롯한 로저스 대표의 최근 행보가 우리 정부와 정치권과의 관계 회복을 희망하는 유화적인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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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의원은 "쿠팡이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 경제와 가족 등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애국이라고 생각한다"며 "(배송체험을 통해) 다른 택배기사분들의 노동 조건과 현장 사정을 같이 느끼고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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