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법률가 지자체장 관치수사 지휘 우려[고삐 풀린 특사경]③
검사 수사지휘 폐지에 17개 지자체
5995명 특사경 '직접 통제'
6급 이하 83% 실무 조직
수사 경험 부족 속 시행착오 우려
지방자치단체장이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을 활용해 과잉 수사에 나서더라도 이를 통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은 20일 공소청법 통과 시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특히 그간 유지돼 온 검사의 특사경 수사지휘 체계가 사라지면서 17개 지자체 5995명(2024년 기준) 규모의 지자체 특사경이 지자체 내부 지휘라인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지금까지 현장에서는 수사 초기 단계부터 검사의 판단을 받아 사건 방향을 정해왔다. 내사 단계에서 사건 성립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조기 종결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수사지휘가 사라질 경우 이러한 '필터 기능'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사건 처리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다.
20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자체 특사경 중 2년 이상 장기근속자는 2024년 기준 24%에 불과하다. 중앙행정기관 특사경(76%)과 비교해 숙련도가 낮은 편이다. 직급 구성도 실무 인력 중심이다. 6~8급이 전체의 83%를 차지하며, 6급 36%, 7급 29%, 8급 19% 순이다. 상당수가 순환보직 공무원으로 구성돼 수사 경험이 축적되기 어렵고, 영장 청구나 증거 판단 등 핵심 절차에서 검찰의 법리 검토에 의존해온 것이 현실이다.
수사지휘 공백이 발생할 경우 현장 실무에서 적지 않은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 지자체장의 의중이 수사에 반영될 가능성도 문제다. 조직과 인사권을 쥔 단체장이 특사경 인력을 특정 분야에 집중 배치할 경우, 사실상 수사 방향을 설계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행정 조직 내부의 지휘·감독 관계가 형사사건 처리에 그대로 투영될 수 있다.
예컨대 법률가가 아닌 행정 책임자가 수사 방향을 지시할 경우 구체적 법리 판단보다는 '어느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라'라는 식의 포괄적 지시가 이뤄질 우려가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극단적으로는 지자체장이 특정 기업이나 단체를 겨냥한 수사를 지시하거나, 공약 이행 등 정치적 목적에 따라 특사경을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이 경우 지역에서는 사실상 행정권이 사법 기능까지 동시에 행사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특사경 지휘 경험이 있는 검찰 관계자는 "향후에는 지자체장이나 간부의 판단에 따라 사건이 처리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며 "형사사건이 행정 권한의 연장선에서 다뤄질 위험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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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왜곡죄' 도입으로 지자체 특사경이 수사 과정의 법률 위반에 대해 직접 책임지게 되면서 수사 기피 현상이 생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형사법 전문성이 없는 일반 공무원이 영장을 잘못 신청했다가 처벌받을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다. 한 부장검사는 "법왜곡죄와 직권남용 부담 탓에 영장 청구 등 실무에서도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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