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폼팩터, 새로운 밸류체인 기대감
삼성 패널 독점하지만 '대박'은 글쎄
"가격대·판매량 고려하면 소부장에 호재"

올 하반기 애플이 처음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Z 폴드(Fold) 시리즈로 삼성이 수년째 독주하던 폴더블 시장에 애플이 뛰어드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미 수혜주 찾기에 나섰다. 새로운 형태의 디바이스는 새로운 밸류체인으로 이어진다. 폴더블 아이폰의 부품을 만드는 기업들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21일 IBK투자증권은 "폴더블 밸류체인 내 소부장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면서도 "소부장 기업 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새로운 폼팩터가 만드는 새로운 밸류체인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아이폰 폴드' 예상도. 아이폰 커뮤니티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아이폰 폴드' 예상도. 아이폰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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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아이폰은 접었을 때는 바깥에 5.5인치 화면이 있다. 지금 쓰는 일반 아이폰과 크게 다르지 않다. 펼치면 7.5인치 화면으로 커진다. 작은 태블릿 수준이다. 접히는 방식은 '인폴딩(in-folding)' 방식이다. 화면이 안쪽으로 접힌다는 뜻이다. 갤럭시Z 폴드처럼, 접었을 때 화면이 안에 숨는 구조다.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량 공급한다. 전용 생산 라인까지 따로 만들었다.

문제는 가격이다. 예상 출고가가 350만~430만 원이다. 저장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경쟁 모델인 갤럭시Z 폴드7보다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 나오는 폴더블 아이폰이 이미 검증된 경쟁 모델보다 비싸다면, 얼마나 팔릴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법도 하다.


폴더블 아이폰의 판매량은 전체 아이폰 출하량의 5% 수준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이미 나왔다. 애플이 연간 2억 대 넘는 아이폰을 팔지만, 폴더블은 그중 1000만 대 남짓에 불과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강민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더블 모델의 판매량이 전체 아이폰 출하량 대비 5% 수준에 그친다면, 패널사와 스마트폰 제조사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 이야기는 다르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란,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재료와 세부 부품을 만드는 업체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화면을 접을 수 있게 해주는 특수 필름, OLED 화면을 발광시키는 유기 재료, 회로를 잇는 연성회로기판 같은 것들을 만드는 기업들이다.


왜 이들에게 더 큰 기회일까.


폴더블 스마트폰 하나에는 일반 스마트폰보다 훨씬 많은 소재와 부품이 들어간다. 화면이 두 개이고, 접히는 구조를 지탱하는 특수 부품도 필요하다. 강 연구원은 "폴더블 아이폰 출시는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시장 규모(TAM, Total Addressable Market)를 2배 이상 키울 수 있는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TAM은 쉽게 말해 '내가 팔 수 있는 시장의 총 크기'다. 그 크기가 두 배로 커진다는 건, 매출 기회 자체가 두 배로 늘어난다는 뜻이다. 판매량이 많지 않아도 의미 있는 기회가 생기는 이유다.


"패널도 삼성(한국)이 독점인데…" 애플의 우려와 역설

드디어 접히는 아이폰…돈 버는 기업은 따로 있다?[주末머니] 원본보기 아이콘

다만 소부장 내에서도 희비는 갈릴 전망이다. 강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패널 독점을 공급함에 따라 역설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밸류체인 편입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애플은 공급망을 의도적으로 다변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 국가나 한 기업에 너무 의존하지 않으려는 전략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미 패널을 독점 공급하는 상황에서, 애플은 나머지 소재와 부품 공급망에서 의도적으로 한국 기업의 비중을 낮추려 할 것이란 분석이다.


빈 자리는 중국 기업들이 채운 것으로 보인다. 강 연구원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대한 의존도를 우려한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 정책에 따라 국내 폴더블 관련 기업의 상당수가 밸류체인 합류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그래서 살아남은 한국 기업은 : IBK투자증권이 지목한 세 기업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7과 플립7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7과 플립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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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이 치고 들어오는 상황에서, 폴더블 아이폰 밸류체인의 한 자리를 지켜낼 지킨 한국 기업은 어디일까.


IBK투자증권이 지목한 관심 종목은 세 곳이다. 덕산네오룩스, 파인엠텍, 비에이치.


이 세 기업의 공통점은 두 가지다. ①폴더블 아이폰 공급망 내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했다. ②단기간 내 다른 업체로 대체되기 어렵다.


세 기업 중 IBK투자증권이 특히 주목하는 곳은 덕산네오룩스다.


덕산네오룩스가 공급하는 핵심 소재 기술이 'CoE(Color Filter on Encapsulation)'다. OLED 패널 위에 컬러 필터를 직접 얹는 방식의 소재 기술이다. 패널을 더 얇고 선명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폴더블처럼 얇은 두께가 중요한 기기에서 특히 유용하다. 기술의 확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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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연구원은 "폴더블 스마트폰뿐 아니라, 지금 쓰는 일반 바(bar) 타입 스마트폰과 태블릿·노트북 같은 IT 기기로도 CoE 적용이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더블 아이폰이 일종의 마중물이 돼, 주력 소재가 더 넓은 시장에서 쓰이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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