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發 LNG 위기…정부 대체조달 능력 시험대
가스 흔들리면 전력시장 직격탄
"비축보다 속도"…수입선 다변화·계약 구조가 핵심
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천연가스 수급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비축 여력과 특정 국가 의존도가 동시에 부각되면서 공급 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된다.
20일 산업통상부와 한국가스공사 등에 따르면 한국은 연간 약 4600만~4700만t 규모의 LNG를 수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카타르 도입 물량은 약 600만t 수준으로, 비중은 지난해와 올해 기준 약 14% 수준으로 파악된다. 카타르 비중은 향후 추가로 낮아질 전망이다. 가스공사는 일부 장기계약 종료 영향으로 내년에는 약 8%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동산 LNG 의존도 역시 과거와 달리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현재 장기계약 기준으로 중동 공급선은 사실상 카타르가 유일하며, 오만 등 일부 중동 국가와의 계약은 이미 종료된 상태다.
LNG는 석유처럼 일정량을 비축해두고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방식이 아니라 저장·소비·보충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다. 저장탱크 물량이 줄어들면 LNG 운반선이 계속 들어와 이를 채우는 방식이어서 재고는 실시간으로 순환된다. 이 때문에 단순히 '며칠 버틸 수 있다'는 식의 계산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가스공사 측 설명이다.
이 같은 구조를 감안하면 카타르 물량이 일부 차질을 빚더라도 단기간 내 수급에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재고와 함께 미국·호주 등 다른 공급선을 통해 일정 기간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다만 카타르 공급 차질은 단순한 일부 물량 감소를 넘어 전체 수급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LNG 의무 비축일수는 약 9일 수준이다. 유럽 주요국이 30일 이상의 비축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국내는 가스공사가 사실상 단일하게 비축을 담당하는 반면, 유럽은 수입자와 공급자, 소비자까지 비축 의무를 분담하고 있다.
LNG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면 단순한 연료 부족을 넘어 전력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천연가스 수요의 약 절반은 발전용으로 사용되며, 도시가스와 산업용 수요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전력·난방·산업 전반과 직결된다. 천연가스 발전은 기저발전의 변동성을 보완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어, 공급이 흔들릴 경우 전력시장 전체의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LNG 비축 부족 문제에 대해 해외 사례와 단순 비교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LNG는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로 액화한 형태로, 상온에서는 다시 기화되며 손실이 발생하는 특성이 있어 원유처럼 장기간 대량 비축이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LNG 의무 비축일수가 약 9일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도 제도적 미비라기보다 저장 방식과 물성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LNG를 지상 저장탱크에 보관하는 반면, 유럽은 지하 동굴에 기체 상태로 저장하는 방식이어서 상대적으로 비축일수가 길게 나타난다. 일본 역시 법적 비축 의무는 없으며, 최근 기준 재고는 약 200만t으로 연간 수입량 대비 약 10일 안팎 수준에 그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배탈인 줄 알고 지사제로 버텼는데…알고 보니 30...
업계 관계자는 "천연가스는 저장 특성상 원유처럼 장기 비축이 가능한 자원이 아니다"라며 "특정 공급선에 문제가 생길 경우 신속하게 대체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수입선 다변화와 계약 구조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얼마나 쌓아두느냐'보다 '얼마나 빨리 대체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는 얘기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