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는 지금]'뉴노멀' 세컨더리 마켓…성숙기 시장 해결사로 등장
국내도 세컨더리·컨티뉴에이션 펀드 사례 축적
글로벌 트렌드는? LP 주도에서 GP 주도↑
"규제 늦게 풀려 아직 PE업계 트렌드 아냐"
사모펀드(PEF)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유동성 확보를 요구하는 투자자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세컨더리 시장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시장의 '뉴노멀'로 세컨더리 마켓이 자리 잡은 가운데, 한국 PE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세컨더리 시장은 기존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혹은 포트폴리오 자산을 만기 이전에 다른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시장을 의미한다. 세컨더리 시장에서는 기존 PE가 투자해왔던 기업의 성장 중후반 단계에서 매수·매도가 이뤄진다. 때문에 매수자의 경우 성장 가능성이 확보돼있는 기업에 투자해 단기간에 회수할 수 있으며, 매도자는 투자자(LP)들의 출자 요청에 대응해 LP들에 이른 자금 회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韓 PE 시장에도 세컨더리 펀드 '속속'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톤브릿지캐피탈과 KB증권 PE가 공동 운용한 2400억원 규모 세컨더리 펀드는 내부수익률(IRR) 1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스톤브릿지캐피탈 관계자는 "무신사, 메가존클라우드 등 현재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도 있고, 기존 엑시트 한 기업들도 성과가 괜찮다"고 했다. 투자금은 이미 LP들에 분배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7년이 만기인 이 펀드는 연장 옵션이 있어 1년은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LP인 한국산업은행의 'PEF 운용사 내부통제 워크숍'에서 세컨더리 관련 출자사업 계획이 언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은 올해 중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규모는) 결정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산은은 2024년 12월에도 총 1200억원을 지원하는 '회수시장 활성화 지원펀드' 공고를 내고 위탁운용사를 선정한 바 있다. 당시 산은은 인수합병(M&A) 관련 펀드에는 900억원, 세컨더리 펀드에는 600억원을 지원했다.
PE의 세컨더리 시장은 LP가 내부수익률(IRR)보다 현금배분율(DPI)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성장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대체투자팀장은 '성숙기에 진입하는 PE 시장' 보고서에서 세컨더리 시장에 대해 "좋은 기업 포트폴리오는 오래 들고 가며, 기존 LP에는 선택적 현금 유동성을, 신규 LP에는 우량자산을 제공하는 구조로 관리된다"며 "PE의 알파는 유지하되, 기간·리스크·불확실성을 낮추고, 가장 비싼 비용인 투자 기간을 절감한다"고 전했다.
컨티뉴에이션 펀드 역시 주목할 만한 사례가 축적되고 있다.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펀드운용사(GP)를 유지하면서 기존 및 신규 LP를 모집하는 GP 주도 전략이다. GP의 엑시트가 어려워지는 등의 이유로 기존 펀드의 LP 지분을 팔아 유동화를 원하는 기존 LP에 매각 대금을 지급하는 식이다. 지난해 유럽계 PE CVC캐피털은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를 신규 컨티뉴에이션 펀드로 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JC파트너스는 법인보험대리점(GA) 굿리치와 관련해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만들고 장기 투자를 이어가는 전략을 택했다.
글로벌 트렌드는 증가 추세…한국은?
글로벌 세컨더리 거래액은 우상향 추세다. 2022년 1030억달러였던 세컨더리 거래액은 지난해 2260억달러까지 성장하며 최대 거래액을 경신했다.
세컨더리 시장도 LP 주도에서 GP 주도 거래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대체투자 데이터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2019년까지 LP 주도 매각 비중이 약 68% 정도였다면 2020년 46%로 급감한 이후 LP와 GP 주도 매각 비중은 거의 반반 수준으로 유지됐다. 급매 중심의 LP 주도 매각과 다르게 GP 주도 거래는 할인율은 줄고 액면가 거래가 늘었다. 글로벌 PEF 자문사 캠벨 루티엔스에 따르면 GP 주도 거래에서 2024년 약 30%에 그쳤던 액면가 거래는 지난해 1분기 48%로 크게 증가했다.
글로벌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통한 엑시트 건수는 2016~2017년 각각 2건에서 지난해 147건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블랙스톤이 2016년 조성한 펀드 포트폴리오인 '바이오메드 리얼티' 지분 유지를 위해 2020년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결성한 것이다. 146억달러에 매각을 완료했고,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65억달러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 한국 PE 시장에서 세컨더리 시장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엔 무리라는 반응이다. 한 PE 임원은 "국내에서는 벤처캐피털 위주로는 세컨더리 시장이 비교적 활발하지만, PE는 그렇지 않다"며 "해외에는 LP 중심으로 세컨더리 시장이 성장을 해왔다면, 국내에는 자본시장법상 LP의 세컨더리 펀드 규제가 최근에 와서야 풀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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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자본시장법에서는 PE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10% 이상 가져야 해 10% 미만의 구주 매입이 불가능했지만 2021년 10월 이 조항이 삭제되면서 다른 PE가 가진 일부 구주를 매입할 수 있는 세컨더리 시장의 자율성을 확보했다. 다만 이 임원은 "법이 바뀌었지만, 엑시트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여전히 LP들은 선뜻 나서지 않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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