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길어지면 못 먹어…지금이 마지막 기회" 웃돈에 사재기까지 난리난 日
호르무즈 봉쇄에 일본 감자칩 생산 중단
사재기·웃돈 거래 확산…소비자 불안 증폭
중동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일본 열도에 뜬금없이 '감자칩 사재기' 경보가 울리고 있다. 에너지 수급 차질로 생산이 중단되자 불안 심리가 확산하며 사재기에 웃돈 거래까지 번지는 등 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중유 수급 차질에 '생산 중단' 결정
18일(현지시간)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제과업체 야마요시제과는 감자칩 '와사비프'를 포함한 주요 제품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공장 가동에 필요한 중유 확보가 어려워진 데 따른 조치다.
해당 업체는 효고현 아사고시에 위치한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왔으나 보일러 연료로 사용하는 중유 조달이 막히면서 지난 12일부터 공장 가동을 일부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감자칩 제조 과정에서 식용유를 고온으로 가열해야 하는 만큼 중유는 사실상 필수 에너지원으로 작용한다.
이 여파로 '시오비프', '멘타이 마요비프' 등 총 6개 제품 출하도 동시에 중단됐다. 온라인 쇼핑몰 역시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기존 주문 물량만 순차 배송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시중에서는 이미 유통된 재고 외 추가 확보가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업체 측은 "해협 봉쇄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다"며 "연료 공급처 다변화와 생산 정상화를 위해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고 현지 매체에 밝혔지만 정상 가동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재기·웃돈 거래 확산…전쟁 불안이 수요 자극
생산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들은 즉각 반응했다. 일본 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해당 감자칩이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되팔이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지금이라도 사둬야 한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대량 구매했다" "전쟁 길어지면 이제 더는 못 먹을 수도 있다" "사서 아껴먹자" "파는 곳 있음 공유해달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1970년대 '석유 파동' 트라우마…'화장지 사재기'도
최근 일본에서는 화장지 사재기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제2의 오일쇼크가 오기 전에 화장지를 쟁여둬야 한다" "대량 구매할지 고민 중"이라는 내용의 글들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관련 업계는 이런 글들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내 화장지 원료의 약 60%는 자국에서 회수한 재생 종이이며 나머지는 북미나 남미, 동남아시아에서 수입하는 펄프다. 제조 과정에서 일부 석유계 화학 첨가제를 사용하긴 하지만 이란발 중동 위기가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사재기 움직임이 일어나는 배경에는 과거 경험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73년 1차 석유 파동 당시 화장지 품귀 사태를 겪은 기억이 세대를 넘어 소비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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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나 2020년 코로나19 확산기 때 발생한 화장지 품귀 현상 역시 물량 부족이 아니라 과도한 사재기와 일시적인 물류 차질이 빚은 '심리적 패닉'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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