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 날았는데" 中·인니에 발목잡혀…4대 은행 글로벌 성적 '극과 극'
4대 은행 해외법인 순익 0.56% 증가 그쳐
'6000억 육박' 신한…KB 흑자전환에도
하나·우리 실적 감소…中·인니가 실적 갈랐다
지난해 4대 은행의 해외 실적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독주하는 가운데 KB국민은행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실적이 급감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호실적에도 중국과 인도네시아 지역에서의 극과 극 성적표가 실적 희비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
실적 희비 가른 中 실적…신한·KB만 선방, 하나·우리 부진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해외법인 37곳의 지난해 순이익은 8334억4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0.56%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은 해외법인 10곳에서 5868억8700만원을 벌어,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KB국민은행(5곳)은 1162억7300만원으로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하나은행(11곳)은 868억2700만원, 우리은행(11곳)은 434억5400만원으로 각각 33%, 79% 순익이 급격히 줄었다.
실적 희비를 가른 것은 중국 성적표다. 4대 은행은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773억6600만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는데, 이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현지법인 실적이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현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내수 경기 둔화는 이들 은행에 악재로 작용했다. 하나은행은 일부 대출 자산에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지난해 392억2300만원 적자를 냈다. 우리은행 역시 현지 감독당국 요청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충당금을 쌓으면서 527억42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중국 현지법인 실적이 2024년 13억1000만원에서 지난해 181억9900만원으로 대폭 성장했다. 국민은행 역시 260억11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13%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중국 경기 하락으로 자산 성장이 정체되고 이자이익이 줄었으나 지난해 외환파생 영업을 강화하며 관련 순익이 늘어난 영향"이라며 "경기 하강 국면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나섰고, 충당금 일부가 지난해 환입되며 수익성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에서 은행의 실적이 개선된 '효자' 지역은 미국이었다. 미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지난해 각각 183억7200만원, 157억1600만원, 529억7500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79%, 253%, 42% 늘어난 규모다. 하나은행은 미주 내 점포 간 협업으로 한국기업 현지법인에 대한 영업을 강화했고, 우리은행은 조지아·텍사스 등 남부지역으로 영업 채널을 확대해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실적 엇갈려…금융사고 여파에 '우리' 고전
동남아 지역에서는 KB국민은행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KB뱅크 인도네시아(옛 부코핀 은행)의 적자 폭이 대폭 축소된 것이 가장 눈길을 끈다.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법인은 2024년 2409억6800만원(지분율 기준) 순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683억2500만원으로 손실을 대폭 축소했다. 현지 기준으로는 2020년 경영권 인수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부실여신(LAR)이 23.1%에서 20.92%로 줄어 건전성이 개선됐고, 정상여신이 늘어난 데다 비용 효율성을 높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의 여파로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게 되면서 해당 지역 실적이 적자(-741억3300만원)로 돌아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4분기 중 과거 사고 관련 업체 부실채권 상각 등 충당금 약 2200만달러를 추가 적립했다"며 "그 영향으로 약 1400만달러 수준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법인은 우리은행 내에서 베트남과 함께 실적 규모가 가장 컸던 효자 법인이었던 만큼, 이번 글로벌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글로벌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질적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배탈인 줄 알고 지사제로 버텼는데…알고 보니 30...
KB국민은행은 주요 해외법인인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서 견고한 수익성을 유지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알짜 법인인 베트남에서의 신사업 추진과 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멕시코 등 지역에서의 영업 강화로 현지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신설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지점을 중심으로 미국 내 실적 개선세를 유지하는 한편, 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 법인의 부실자산 감축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미주·런던·싱가포르·홍콩 등 주요 지역에서 영업력을 집중하며, 지난해 9월과 12월 각각 지점을 개설한 폴란드와 인도 등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