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일가족 5명 사망…생활고에도 기초수급 신청 안해(종합)
울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5명은 정부의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에 포착돼 복지 공무원이 문 앞까지 찾아갔던 관리 대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종종 아이들 손을 잡고 오곤 했는데, 애들은 올 때마다 인사도 잘하고 명랑했다"며 "열흘쯤 전에 아빠 혼자 와서 과자를 17만원어치나 사 갔는데, 그게 아이들이 먹는 마지막 간식이 될 줄은 몰랐다"고 눈물지었다.
건강보험료 100여만원이 체납되는 등 다시 위기 징후가 포착되자, 지역 행정복지센터에서 지난달부터 여러 차례 해당 가정을 방문해 기초생활수급과 한부모가족 지원 신청을 독려했다.
월 140만원으로 월세·식비 감당
담당 공무원 집에 찾아가 제도 안내
"젊은 나이에 수급자 되는 데 거부감"
울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5명은 정부의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에 포착돼 복지 공무원이 문 앞까지 찾아갔던 관리 대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48분께 울주군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가장 A씨와 4명의 어린 자녀들은 지난해 3월 이미 복지 사각지대 발굴 명단에 포함돼 관리받아왔다. 당시 생활고를 겪던 A씨는 직접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도움을 요청해 같은 해 12월까지 긴급 생계·주거지원비 806만원과 각종 생필품, 식료품 등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지속적인 복지 지원으로 잠시 정상 궤도에 오르는 듯했던 이 가정에 다시 어려움이 찾아왔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A씨가 5개월 영아를 포함해 네 아이를 홀로 키워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둘째 딸과 셋째딸은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인근 어린이집에 맡겼으며, 초등학교에 입학한 맏딸도 하교 후에는 어린이집에서 함께 돌봤다. 그러나 생후 5개월 된 막내아들은 직접 돌봤다.
육아와 생계를 동시에 감당하며 A씨 건강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끔 나가던 일용직 근로조차 나가지 못할 정도였다. 수입원은 매달 나오는 아동수당과 부모 급여 등 140만원이 전부였다. 5인 가구 식비와 월 60만원 임대료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결국 집 근처 편의점에서 외상을 할 만큼 경제 상황이 악화했다. 편의점주는 "3~4개월 전부터 10만원, 12만원씩 과자랑 라면 같은 생필품을 잔뜩 외상으로 산 뒤 다음 달에 갚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종종 아이들 손을 잡고 오곤 했는데, 애들은 올 때마다 인사도 잘하고 명랑했다"며 "열흘쯤 전에 아빠 혼자 와서 과자를 17만원어치나 사 갔는데, 그게 아이들이 먹는 마지막 간식이 될 줄은 몰랐다"고 눈물지었다.
건강보험료 100여만원이 체납되는 등 다시 위기 징후가 포착되자, 지역 행정복지센터에서 지난달부터 여러 차례 해당 가정을 방문해 기초생활수급과 한부모가족 지원 신청을 독려했다. 하지만 A씨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원받으려면 당사자가 직접 신청서를 쓰고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해야 하지만, 그는 상담을 위해 찾아온 담당자들을 집 안으로 들이지 않고 "애들 밥 주고 나갈 테니 밖에서 기다리라"며 거리를 두기도 했다.
센터 관계자는 "젊은 나이에 수급자가 된다는 것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컸던 것 같다"며 "물품 지원은 받아들이면서도 정작 근본적 해결책인 수급 신청에는 끝내 응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제도를 몰라서 못 받은 것이 아니라, 본인의 신청 의사가 있어야 지원이 가능한 법적 한계가 있었다"며 "명확한 위기 상황에서는 신청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지원을 연계해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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