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호황에 ELS까지 막히자…변액보험 판매 '폭증' 3년 새 10배
증시 호황·비이자이익 확대 전략 맞물리며 판매 급증
수수료 인식 기준 변경·시장 변동성 확대로 올해 둔화 전망
"DLF·ELS처럼 분쟁 가능성…위험 고지 강화해야"
시중 은행의 변액보험 판매 규모가 최근 3년 새 10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호조에 따른 투자형 상품 선호 확대, 비과세 혜택에 대한 수요 증가, 은행권의 비이자이익 확보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파생결합펀드(DLF)·주가연계증권(ELS) 사태처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분쟁이 폭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투자 성향 미확인, 위험 고지 미흡 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LS 막히자 변액보험으로 몰렸다…은행 판매 3년 새 10배
20일 KB국민·신한·우리 등 시중은행 3곳의 변액보험 판매 규모는 2023년 944억원에서 2024년 7355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2025년에는 9859억원까지 확대됐다. 3년 새 무려 10배나 폭증했다.
변액보험 판매가 본격적으로 는 2024년은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기초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은행 창구에서 ELS 판매가 급격히 위축된 시기와 맞물린다. ELS 판매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수수료 수익 공백이 발생하자, 대체 상품으로 변액보험 판매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변액보험이 안정적인 비이자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된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이자이익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ELS 판매가 사실상 어려워지자 이를 대체할 상품으로 변액보험 판매를 확대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투자상품을 담당하는 부서 입장에서도 ELS가 막히면서 방카슈랑스 등 다른 비이자 수익 상품을 적극적으로 밀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한 시중은행은 변액보험 판매 전담 창구를 별도로 운영하고, 지점별로 1~2명의 전담 직원을 배치할 정도로 판매에 열을 올렸다고 한다.
증시도 호황이었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는 연간 76%라는 기록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말 비과세 혜택을 노린 자산가뿐 아니라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절실한 개인 투자자들도 변액보험에 너도나도 가입하기 시작했다. 보험료 일부로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 성과에 따라 보험금이나 해지 환급금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수료 제도 변경에 판매 동력 약화 전망…"시장 흔들리면 DLF·ELS처럼 분쟁 가능성도"
다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대부분 시중은행이 올해 변액보험 판매 증가세가 다소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금융당국이 판매 수수료를 최대 10년에 걸쳐 분할 인식하도록 제도를 바꿨기 때문이다. 판매 수수료를 해당 연도 실적에 반영하는 구조였던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단기 실적 기여도가 낮아지면서 판매 유인이 다소 약화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변액보험에 대한 수요 자체도 둔화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연초 은행권에 주식 투자 관련 영업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련 영업 환경 역시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향후 소비자 보호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변액보험은 보험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금융투자상품의 성격을 함께 지니고 있다. 기초 자산인 주가 지수 하락 시 보험금 지급액이나 해약환급금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품 구조와 손실 가능성에 대한 충분하고 명확한 사전 고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변액보험을 은행에서 판매할 때 상품이 예금과 혼동되거나 설명이 부족해 불완전 판매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DLF·ELS 사태처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분쟁이 폭증할 수 있어 소비자 투자 성향 미확인, 위험 고지 미흡 등을 특히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 채널 특유의 신뢰도가 소비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판매 과정에서 원금 손실 가능성과 변동성, 수익구조에 대한 설명 의무가 한층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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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은행을 찾는 소비자들은 은행이 다른 업권보다 더 안전한 금융상품을 팔 것으로 믿는 경향이 있다"며 "같은 변액보험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은행은 보험회사 등 다른 금융사보다 손실 가능성 고지를 철저히 해 불완전 판매 관련 리스크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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