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때 수립한 '4차 남북기본계획' 조기 폐기…'北체제 인정+평화적 두 국가'로
제1차 남북관계발전위원회 전체회의
정부가 윤석열 정권 때 수립된 '4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을 조기 폐기하고,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을 새 비전으로 제시했다. 기존의 '비핵화' 표현은 사라진 대신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가 3대 목표에 포함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관계발전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의 '제5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을 심의했다. 이번 5차 기본계획이 적용되는 기간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로, 이재명 대통령 임기 대부분을 포함한다. 추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한 뒤, 국회에 보고하고 국민에 공개할 예정이다.
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20년 남북관계를 살펴보면 폐허가 돼버렸다"면서 "아프지만, 한국 정치의 실패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지난 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끝내 북한이 2023년 12월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게 된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이재명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은 적대 대결노선의 부정적 유산 제거, 전시작전권 환수를 통한 자주국방 실현이라는 두 개의 기둥으로 돼 있다"며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 제대로 된 평화공존 정책을 자기중심성을 두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2008년 제1차 기본계획을 시작으로 5년 단위 중장기 대북정책을 수립해 왔는데, 전 정부에서 만든 기본계획을 조기 종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4년 개정된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직전 기본계획에 대한 평가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종주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은 "정부의 한반도 정책 방향이 전면 전환돼 기본계획을 조기에 다시 수립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법률 자문을 거쳐 올해부터 '평화공존' 기조에 부합하는 새로운 기본계획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5차 기본계획은 앞서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처음 마련된 것이다. 정부는 '비핵화'를 필두로 북핵문제 해결에 중점을 뒀던 기존 4차 기본계획과 달리,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면서 평화 공존하는 두 국가'로 재정립했다. 북한의 적대적 기조에 맞대응하기보다는 '화해·협력'에 방점을 둔 것이다. 이를 위해 ▲북한 체제 존중 ▲흡수통일 불추구 ▲적대행위 불추진 등 3대 원칙을 제시했다.
남북 간 '평화 공존'을 위한 제도화 작업도 추진한다. 정부는 '평화통일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안' 제정작업에 착수했다. 남북 교류 협력, 통일교육 등 대북정책에 국민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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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은 9차 당대회의 후속 차원으로 오는 22일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를 예고한 상태다. 한국의 국회에 해당하는 기구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헌법 개정'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는데, 북한의 헌법에 '적대적 두 국가'가 명문화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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