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주전쟁 한창인데 '셧다운' 공포…5월 총파업 예고로 발목잡는 삼성노조
찬반 투표 실시, 찬성률 93% 가결
'성과급 상한선 폐지' 커지는 목소리
노조 "4조~5조 손실 예상" 평택서 파업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93%의 압도적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하며 오는 5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글로벌 반도체 수주전에 박차를 가하던 삼성전자는 수조 원대 손실까지 거론하며 집단행동을 선언한 노조의 강경 투쟁에 경영 정상화의 발목을 잡히게 됐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으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는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찬성률 93.1%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에는 재적 조합원 8만9874명 가운데 6만6019명이 참여했고(투표율 73.5%) 이 중 6만1456명이 찬성했다.
공동투쟁본부 측은 "이번 찬반 투표의 압도적 결과를 조합원의 엄중한 명령으로 받아들인다"며 "삼성전자 노동자 절대다수가 현 사측 제시안이 '인재제일' 경영원칙에 부합하지 않음을 분명히 선언한 것이며 요구 관철을 위해 행동에 나서라는 경영진을 향한 강력한 경고"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여러 차례 올해 임금 협상에 나섰으나 성과급 상한선 폐지를 둘러싸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지난 9일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공동투쟁본부는 다음 달 23일 집회를 열고 오는 5월 총파업까지 성과급 정상화와 정당한 보상 체계 실현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4년 7월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사내 불만이 커진 건 최근 삼성전자가 역대 실적 신기록을 세웠음에도 성과급 산정 방식으로 경쟁사 대비 격차가 벌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전년도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에 해당하는 재원으로 개인 연봉의 최대 50% 한도 내에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금교섭의 핵심 요구 사항으로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 임금 인상률 7%를 요구해왔다. 이 가운데 초기업노조는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조합원 수는 6300명에서, 이날 오전 기준 6만8165명으로 반년 만에 5만여명이 늘었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2024년 7월25일간의 총파업에 이어 약 2년 만에 삼성전자가 1969년 창사한 이래 2번째 파업이 된다.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를 주도할 경우 대규모 인력이 빠져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노조는 삼성전자의 최선단 공정이 집중된 평택캠퍼스를 중심으로 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향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본격화하고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라 고부가 D램, 낸드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률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은 엔비디아의 추론 전용 칩 '그록(Groq)3' 생산을 발표하고, AMD의 차세대 AI 칩 '인스팅트 MI455X'에 HBM4를 우선 공급하기로 밝히는 등 최근 수혜가 이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주요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길 경우 제품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이 진행되면 영업이익으로 따지면 4조~5조원 이상은 손실이 있을 것"이라며 "파업으로 이 정도 손실이 발생할 거면 차라리 그 금액으로 노사 상생을 하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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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관계자는 "얼마나 생산 차질을 빚을지 섣부르게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제로 회사에 피해가 생기지 않게 계속해서 대화하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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