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까지 막히면 유가 추가 상승
미국 지상군 투입도 유가 자극

이스라엘과 이란이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고 반격하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110달러를 재돌파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00달러를 넘어섰다. 그간 공격 대상에서 빠졌던 에너지 시설을 건드리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확전 양상에 홍해 봉쇄나 미 지상군 투입 등이 이뤄질 경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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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국제 금융정보 제공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5월물은 19일(한국시간) 오전 10시3분 현재 배럴당 111.3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WTI 근월물도 98.3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WTI는 통상 브렌트유보다 소폭 낮은 가격으로 거래된다.

에너지 시설 타격에 나선 이스라엘과 이란


브렌트유 선물은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다면서 소식에 뛰었다. 이후 상승 폭을 줄이는 듯했으나, 이란이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20%를 담당하는 카타르의 가스 시설 밀집 지역인 라스라판에 미사일로 반격했다는 소식에 나오면서 110달러를 돌파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의 리처드 브론즈는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과 관련해서는 아직 전면전 단계까지 가지 않았다"면서도 "이란은 현재 걸프 국가 전역에서 점점 더 많은 목표물을 타격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략은 앞으로 추가 단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무기 비축량이 감소하면서 더 가치있는 목표를 타격할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또한 유전이나 가스전을 타격해 가동 중단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심하면 유정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애널리스트 아디티야 사라스와트는 "여러 프로젝트의 가동 중단이 길어지게 되면 저류층 내부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일정 기간 가동이 중단되면 유정을 완전히 못 쓰게 만들 수 있는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정예군인 혁명수비대(IRGC)는 자국의 에너지 부문이 다시 공격받을 경우 미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걸프 지역 인접국들의 석유·가스 산업을 파괴하겠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IRGC는 "이슬람 공화국(이란)의 에너지 기간 시설을 공격한 것은 큰 실수"라며 "이에 대한 보복 조치가 이미 시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공격이 다시 반복될 경우 에너지 인프라가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추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대응은 이날 밤의 공격보다 훨씬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가 150달러' 공포 확산…최악 전망 가능한 두 가지 시나리오[미국-이란 전쟁] 원본보기 아이콘

홍해까지 묶이면 배럴당 150달러까지


유가의 추가 상승은 또다른 에너지 수송로인 홍해에서도 비롯될 수 있다. 이란은 지난 15일 이란은 당시 홍해에 있었던 미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호를 지원하는 홍해 주변의 모든 물류·서비스 기지가 합법적 표적이라고 주장했다. 16일 영국 해상무역센터는 지역 분쟁과 후티 반군의 공격 위험을 이유로 홍해의 위협 수준이 상당히 높다고 경고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옥슬리 수석 기후·상품 이코노미스트는 홍해 지역을 통한 원유 공급이 완전히 차단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30~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케플러의 나빈 다스 수석 석유분석가는 홍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공격을 받는다면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모든 석유 수송 경로가 공격받는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빠져나갈 길이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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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막아서면서 홍해는 대안 수송로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 석유 생산 업체인 사우디 아람코는 지난주 통상적으로 페르시아만에서 선적해 호르무즈를 통과하던 원유를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우회 수송하겠다고 밝혔다. 이 루트로 수송할 수 있는 원유는 하루 700만배럴인데, 호르무즈 해협으로 수송되는 원류량(일평균 1500만배럴)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 무역 데이터·분석 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얀부항의 이달 일평균 원유 선적량은 지난해 일평균 선적량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장기화로 가면 경기둔화 국면으로

미군의 지상군 투입 등 전쟁 장기화 여부도 유가를 자극할 수 있다. 미국 투자은행 울프리서치는 분쟁 전개 가능성을 최선·최악·기본 등 3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제시했는데, 최악의 상황은 장기전을 꼽았다. 이 경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경제는 둔화되고 시장은 약세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울프리서치의 토빈 마커스는 경고했다.


다만 이 같은 시나리오는 3가지 시나리오 중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오히려 다음 달 전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봤다. 그는 "4월 이후까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해결 과제를 남긴 채 비공식적인 휴전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유가는 한동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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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이 이란을 완전히 제압하는 최선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유가가 안정되면서 WTI 가격은 오는 5월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7월에는 70달러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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