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AI시대 진짜 경쟁력은 '질문 능력'
인공지능도 이제 범용기술
핵심 꿰뚫는 본질의 힘 키워야
"하도 많이 써서, 제가 인공지능(AI)에 너무 의존하는 게 아닌가 걱정도 돼요."
이번 학기에 글쓴이의 AI 수업을 듣고 있는 대학생 세 명은 이렇게 입을 모아 말했다. 지난 학기만 해도 수강생 20여명 중 이 말을 한 학생은 단 한명도 없었다. 반년 만에 일어난 큰 변화다.
언어, 바퀴, 인쇄술, 자동차, 인터넷처럼 AI도 범용기술 중 하나다. 역설적이게도, 범용기술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사람들이 그 기술을 당연시하게 된다. AI도 예외는 아니다. 놀랄 만한 파워를 가진 다양한 생성형 AI에 우리는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2~3년 전만 해도 마법처럼 느껴졌던 AI 기술이 어느새 우리 삶의 친숙한 일부가 되고 있다. 이젠 주위에서 AI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도움이 필요하면 AI에 물어보고 상의하는 게 일상화됐다. 휴대폰이 수중에 없으면 불안하듯, 앞으로는 AI를 못 쓰게 된다면 사람들은 어쩔 줄 몰라 할 게 틀림없다.
AI 덕분에 개인과 조직의 거의 모든 지적 활동에서 놀랄 만한 신속성과 편리성, 진보와 혁신을 경험하고 있다. 인류의 지능과 잠재력도 한없이 향상되고 있다. 그런데 AI가 가져다주는 미래는 장밋빛으로만 물들여져 있지 않다. 어떤 형태로든 마이너스 효과도 필연적으로 생길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부문 최고경영자(CEO)인 무스타파 술레이만이 지난 2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AI시대 미래전망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향후 12~18개월 이내에 AI가 변호사, 회계사를 포함한 화이트칼라 전문가들이 수행하는 거의 모든 업무를 완전히 자동화할 수 있게 되고 AI가 보조를 넘어 업무를 스스로 주도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쓴이도 AI를 사용해온 지난 3년을 곰곰이 돌아보았다. AI에 꽤 많은 질문을 하며 다양한 도움을 받았다. 매일 최소 2개의 질문은 했으니까, 3년간 AI에 2000개 이상의 질문을 한 셈이다. 그래서 나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좋아진 건 뭐고, 나빠진 건 없을까? 확실하게 좋아진 것 하나는 있다. 자주 질문하는 습관.
글쓴이 역시 학교에서 정답 찾기 중심의 교육을 받아온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라, 질문하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적어도 35년간은 그랬다. 그러다 직장에서 중간 간부 역할을 하며 직원들에게 질문하는 습관이 조금씩 생겼다. 질문하는 습관이 나와 직원 모두를 성장시킨다는 사실도 한참 뒤에 알게 됐다. 3년 전부터는 질문 습관이 몸에 배기 시작했다. AI를 만나고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답을 찾기 위해서만 AI를 사용한다면 절반의 성공밖에 거두지 못한 것이다. 질문하는 과정도 답 못지않게 중요하다. AI로 답을 찾으며 질문하는 습관, 질문하는 힘까지 기른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AI를 활용하는 역량을 갖춘다면 AI 시대를 헤쳐나갈 역량의 반쪽을 얻은 셈이고,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AI 활용 능력을 넘어 질문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질문 능력은 더 좋은 답을 얻는 무기일 뿐만 아니라 사고력과 창의력을 높여주는 연결통로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도와주는 첨단무기 AI가 늘 우리 옆에 있을 때, 더 좋은 질문, 본질과 핵심을 찾는 질문,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질문을 하는 습관을 들이자. AI시대 찐 경쟁력은 기술 역량을 넘어선 질문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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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곤 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초빙교수·전 국회미래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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