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길 산책]자기만의 삶을 창조하는 사람들의 시대
AI시대 불확실성을 넘어서는 법
충주 주무관의 '이전에 없던 삶'
최근 충주시 유튜브 담당자였던 '충주맨' 김선태 전 주무관의 독립이 화제다. 충주시 유튜브는 2019년에 개설돼 1년 만에 구독자가 10만명을 돌파하고 매년 거의 10만명씩 늘었다. 올해 초에는 약 100만명에 이르렀다. 김 전 주무관의 재치 있는 영상들 덕분에 이룬 성과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화려한 이력에도, 김 전 주무관은 얼마 전 공무원 직위를 내려놓고 개인으로 독립했다. 그리고 곧바로 개인 채널을 만들었다. 이 채널 역시도 개설 즉시 100만명을 넘겼다. 보기 드문 성취다.
김 전 주무관의 행보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것이 꼭 진리는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오히려 어떤 자리에서건, 사람은 자기만의 삶을 창조할 수 있다. 물론 많은 경우 사람은 앉은 자리에 뿌리를 내리듯 비슷한 삶을 산다. 그것이 꼭 나쁜 일이라고 볼 수도 없다. 모든 자리는 그 나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기에, 그 자리에 맞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필요하다.
하지만 글쓴이는 개인적으로, 자기만의 삶을 창조하는 사람들에게 더 눈길이 간다. 어느 삶이 옳다 그르다 할 수는 없지만, 그런 삶으로부터 감명받은 지점이 있다. 철학자 리처드 로티는 책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에서 세상은 종래에 정해진 진리에 따르기보다는 각자 삶의 진리를 찾아 자아를 창조하는 개인들로 인해 나아간다고 봤다. 이때의 '자아 창조'는 단순히 독립적인 라이프스타일뿐만 아니라 '자신의 언어'를 창안하는 혁명적인 일을 일컫는다.
인류 역사에 영향을 줄 정도의 대단한 창조는 아닐지라도, 나는 개개인이 자기 삶에서 조금씩 실현해가는 노력들, 이른바 '일상의 혁명'이 그와 유사한 결에 있다고 믿는다. 가까운 일례로, 어떤 자리에 있건 자기만의 글을 쓰는 이들이 있다. 내 주위에는 매일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이 별개 직업이 있고 각기 다른 조건에서 삶을 살아간다. 그러면서 그들은 독특한 장소와 방식으로 자기만의 글을 쓰고 삶을 만들어간다. 이를 통해 그들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한다. 그들이 내게 주는 영감과 자극은 끝이 없다.
세상은 때로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 보이기도 한다. 인생을 사는 방법, 할 일, 마땅히 욕망해야 하는 것은 정해진 수로를 따라 흐르는 물과 같아서 바꿀 수 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이 욕망을 따라 움직이고, 직장에 다니며, 돈을 벌고, 집을 사고, 은퇴를 준비하고, 여행을 다니다가 삶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다. 쳇바퀴 도는 듯한 이런 삶은 대부분 특별해지지도 않는다. 내 빈자리도 쉽게 메워진다. 세상에 나라는 인간이 있건 없건, 아무 상관 없이 빈집은 다른 누가 채우고, 직장에서의 내 자리도 다른 이에 의해 유지된다. 물론 그 모든 평범한 삶도 의미 있고 소중하다. 하지만 그 삶 속엔 동시에 다른 꿈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이전과 다른 삶을 실현하고파 하는 모든 이들의 꿈 말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 시대는 갈수록 저마다의 삶을 창조하기를 더욱 강하게 요구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고,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인해 직업 고민 등이 이전보다 커졌다. 이로 인해 우리는 '이전에 없던 삶'을 창조해야 할 각자의 의무 앞에 서 있게 됐다고 할 만하다. 한 전직 공무원이 자기 삶을 만들어가는 여정은 그런 점에서 큰 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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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문화평론가·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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