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피시' AI에이전트 인기 몰이
과거 데이터 기반 예측 넘어
책 설계 패러다임 혁명적 변화

[서용석의 퓨처웨이브]AI 미래 예측에서 미래 실험으로
AD
원본보기 아이콘

최근 중국의 한 대학생이 단 10일 만에 개발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로피시(MiroFish)'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공개 직후 깃허브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고, 수십억 원 규모의 투자까지 유치했다고 한다. 겉으로 보면 생성형 AI 시대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흥미로운 성공 사례처럼 보인다. 그러나 미래를 연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사건은 단순한 기술적 성취를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


미래 예측은 일정 부분 '데이터의 문제'로 이해돼 왔다. 과거와 현재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안에서 패턴을 찾아 미래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머신러닝은 이러한 접근을 정교하게 발전시켰지만, 미래를 현재의 연장선 위에 놓으려는 기본 전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데이터는 현재의 환경 구조 속에서 생성된 결과물이라는 본질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우리가 가진 데이터는 이미 지나간 세계의 흔적에 가깝다. 만약 미래가 현재와 동일한 구조를 유지한다면 데이터 기반 예측은 매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기술과 경제, 사회와 정치의 구조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때로는 급격한 재편을 겪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데이터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오히려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을 배제할 위험을 내포한다. 데이터는 안정적인 패턴을 포착하는 데에는 강점을 가지지만, 상황과 구조가 변하면 새로운 경로와 비선형적 변화를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결정적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미래를 가장 어렵게 만드는 변수는 바로 사람이다. 인간의 인식과 반응, 선택과 집단적 행동은 예측을 끊임없이 왜곡하고 재구성한다. 더 나아가 미래는 예측되는 순간 변화한다. 어떤 예측이 공개되고 사람들이 그것을 믿고 행동하기 시작하면, 그 행동 자체가 다시 미래를 바꾸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미로피시가 보여주는 접근은 주목할 만하다. 이 시스템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천에서 수십만 개의 AI 에이전트를 생성해 가상의 사회를 구성한다. 각 에이전트는 서로 다른 성향과 기억,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상호작용하며, 그 과정에서 여론과 행동이 형성된다. 이는 미래를 하나의 단일한 결과로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은 갈등이 심한 한국 사회에서 정책 설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지금까지 정책은 시행 이후에야 효과와 부작용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다중 에이전트 기반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면 정책 도입 이전에 다양한 사회적 반응을 미리 실험할 수 있다. 특정 정책이 어떤 집단 간 갈등을 촉발하는지, 갈등이 어떤 경로로 확산하는지, 어떤 조건에서 완화될 수 있는지를 사전에 탐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는 정책 실패의 비용을 줄이고, 갈등을 보다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미래를 실험하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미래는 다양한 가능성의 공간이며, 우리는 그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도구를 갖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예측의 정확도가 아니라, 변화하는 구조 속에서 얼마나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더 나은 선택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일 것이다.

AD

서용석 KAIST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