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비만 2억 들였는데 규제 탓에 영업도 못해"
회전형 멀티탭 실증특례 불수용
KTC 합격에도 안전성 문제돼
"5000번 회전 테스트까지 거쳤는데, 뭘 더 하라는 말일까요."
전기용품 제조기업 무이를 운영하는 최정호 대표는 18일 경기 화성시 소공인복합지원센터에서 최승재 중소기업 옴부즈만을 만나 이렇게 토로했다. 무이는 2020년 국내 최초로 회전형 소켓 기술이 적용된 멀티탭을 개발했지만 이후 5년 넘게 판매를 못하고 있다. 현행 전기안전관리법이 요구하는 한국시험인증원(KC) 안전 인증을 받지 못해서다. KC는 접지나 전극이 고정돼있지 않은 전기제품을 화재 위험성을 이유로 인증 불허하고 있다.
무이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인증 기관에서 5000번의 회전 테스트를 거쳐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를 근거로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까지 신청했으나, 국가기술표준원은 또 한 번 불수용 판정을 내렸다. 장시간 사용 시 화재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최 대표는 "인증 기관에서 혹독한 테스트를 거쳐 합격 결과를 받았는데도 주관적이고 추측에 가까운 이유로 반려됐다. 장시간 사용 시 화재 위험성이 있는 것은 일반 멀티탭도 똑같지 않느냐"며 "개발비만 2억원이 들었고 안전 인증을 받기 위해 4년이라는 시간을 쏟아부었다. 지금껏 들인 연구개발 투자가 물거품이 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스라엘에 방산 제품을 수출하는 전관일 미소테크 대표는 불필요한 수출 규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소테크가 방산 등록 업체라는 이유로 이스라엘로 가는 일반물자까지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현행 방위사업법은 방산물자의 정부 수출 허가를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거래국과 사용자에 따라 일반 물자의 경우에도 별도로 수출 통제를 받을 수 있다.
전 대표는 "수출 허가에만 한 두 달이 걸려 우리 같은 소규모 제조 업체는 납품이 길어질수록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다"며 "전략물자의 기준에서 명확히 벗어나 있는데도 무조건 수출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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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용 로봇 교구를 개발하는 과학영재스쿨은 중소기업 직접생산 확인 증명서를 제출하지 못해 교육청과의 5000만원 규모 계약 기회를 놓쳤다. 직접생산 확인 증명서는 공공기관이 중소기업 간 경쟁 제품을 구매할 경우 꼭 필요한 서류로, 상시근로자 수와 생산설비 보유 여부 등을 기준으로 발급된다. 최근엔 기술 중심의 1인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로 상시근로자 수와 같은 현 기준이 적절치 않다는 게 기업들의 목소리다.
이들 기업을 포함해 전자부품을 제조하는 중소기업들은 유독 까다롭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규제 탓에 생존의 위기로 내몰리는 경우가 특히 많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최 옴부즈만은 "제기된 의견을 바탕으로 관계 부처 및 기관과 협의해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 과정에서 심사 기관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도록 하고, 모든 물자에 대해 일괄적인 규제를 적용하는 행정편의주의도 바로잡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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