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이제 지쳤다"…자극적인 맛에 꽂힌 日, 헬스시장 넘었다
보상 소비 확산에 '길티 식품' 열풍
스트레스 해소 '보상 소비' 확산
열량보다 맛·쾌락…SNS서 '배덕의 맛' 유행
4조1000억엔 규모…헬스케어 시장 앞질러
건강 지상주의에 지친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보상 소비'가 확산하면서 이른바 '길티(Guilty·죄악감) 식품'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 고칼로리·고당분 식품이 건강에는 해롭지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심리적 분출구로 소비된다는 분석이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최근 일본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열량과 영양성분을 따지지 않고 자극적인 맛과 즉각적인 쾌락에 집중하는 '길티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건강에 대한 맛있는 배신', '다이어트를 배신하는 맛'이라는 의미를 담아 '배덕(背德)'이라는 키워드가 자주 언급되며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식품기업들도 관련 수요를 겨냥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산토리식품 인터내셔널은 14년 만의 대형 신제품 '길티 탄산 NOPE'를 출시했다. 99가지 이상의 풍미를 조합해 단맛과 신맛, 감칠맛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으로, 20~30대 소비자들이 탄산음료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점에 주목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개발 과정에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자신을 위로하려는 심리를 공략했다"고 밝혔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후지경제에 따르면 2024년 '길티 식품' 시장은 약 4조1000억엔(약 38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같은 해 헬스케어 시장(약 2조8000억엔)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흐름은 외식과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짬뽕 전문점 '링거하트'는 돼지 지방과 마늘을 강조한 '배덕의 짬뽕' 메뉴를 선보였고, 덮밥 체인 '마쓰야'는 마요네즈를 듬뿍 활용한 메뉴로 호응을 얻고 있다. 편의점 패밀리마트 역시 대용량·고칼로리 구성을 내세운 '배덕 도시락' 시리즈로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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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러한 소비를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 방식으로 해석한다. 이카리 도모코 메이세이대 부교수는 "사회적 기준을 철저히 지키려는 과정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죄책감 있는 소비'로 해소하는 것"이라며 "비교적 낮은 비용과 위험으로 쾌락을 얻을 수 있는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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