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부, '촉법소년 연령 논의' 공개 포럼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놓고 정부가 공개 포럼을 열었다. 성평등부가 구성한 '촉법소년 사회적 대화 협의체' 출범 이후 열린 첫 행사다.


18일 성평등가족부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촉법소년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의 주요 쟁점' 포럼에서는 형사미성년자 연령과 촉법소년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한국 형법에 따라 만 14세 미만은 형사미성년자로 분류돼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책임을 지지 않으며, 이 가운데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서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약 70년이 지나면서 소년의 정신적 성숙도 변화와 소년범죄 증가, 일부 범죄의 흉포화 등을 이유로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13세까지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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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행정처 자료에 따르면 촉법소년 사건의 법원 접수 건수는 2015년 7045건에서 2024년 2만1477건으로 약 3배로 증가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김혁 국립부경대 법학과 교수는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의 실효성을 실체법적·절차법적 측면으로 나눠 설명했다.


실체법적 측면에서 그는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로 낮추는 것은 결국 13세 소년에 대해 징역이나 금고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3년 범죄소년(14세 이상 19세 미만) 가운데 정식 재판에 넘겨진 비율은 약 8.8%에 그치고, 상당수는 선도조건부 훈방이나 기소유예로 종결된다"며 "이를 고려하면 실제 실형 선고 비율은 1%에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촉법소년 13세로 하향 논의…"법감정 부응" vs "효과성 의문" 원본보기 아이콘

그러면서 "결국 책임연령을 하향하더라도 실형 선고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개정이 상징적 입법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행 소년법에서도 13세 소년에 대해선 최장 2년의 소년원 송치가 가능해 구금 처우를 통한 사회방위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절차법적 측면에서도 연령 하향의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봤다.


그는 "연령을 낮추면 강제수사 등 수단이 일부 확대될 수는 있지만, 10∼12세 촉법소년에 대해서는 동일한 문제가 남는다"며 "연령 하향보다 촉법소년 조사 절차를 명확히 규율하는 방향으로 소년법을 정비하는 게 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연령 하향의 필요성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렸다.


이승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5년 보호소년 처분 현황에서 13세가 4613명으로 전체 보호소년의 14.9%를 차지하는 것은 맞지만, 이 수치 중 촉법소년이 어떠한 처분을 받았는지에 대한 통계는 제시되어 있지 않아서 형사처벌을 논의해야 할 만큼 무거운 처분을 받을만한 대상이었는지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고 했다.

촉법소년 13세로 하향 논의…"법감정 부응" vs "효과성 의문" 원본보기 아이콘

그는 "촉법소년의 강력범죄 비율은 3.8∼4.5% 수준으로, 일반 소년범죄와 비교해 특별히 높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범죄의 절반가량은 절도이며, 대부분 무인점포나 편의점에서의 단순 절도 형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에 비해 청소년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해 촉법연령 연령 상한이 하향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정보의 습득 능력은 발달했으나 정보의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비판적 수용 능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고, 또래에 의한 영향, 정서의 조절 능력이나 충동억제력은 신체 발달에 비례하여 성장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20년간 만난 소년범들은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로 가정의 보호를 충실히 받지 못한 아이들이었고, 정서적으로 궁핍한 아이들이었다"며 "이들에게 범죄에 대한 책임을 지우기 전에 우리 사회는 그동안 청소년이 비행에 빠질 만한 위기 환경을 제공하지 않았는지, 가정과 학교는 충실히 보호자로서 역할을 해왔는지, 현재 소년범에 대한 교정교육은 충실하게 했는지를 먼저 성찰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의롬 부산외국어대 교수는 "법 제도는 범죄 예방이라는 도구적 목적뿐 아니라 공동체의 규범적 합의와 정의 관념도 반영해야 한다"며 "선언적·상징적 차원에서라도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로 낮춰 국민의 법 감정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단순한 엄벌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형벌 부과 가능성을 열어두되, 보다 정교하고 실효성 있는 보호처분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문덕주 안산 상록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은 "현장에서 '나는 촉법소년이라 처벌받지 않는다'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가해자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면서 "13세 청소년의 인지적·신체적 성숙도는 이미 형사책임을 지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촉법소년 제도가 범죄의 '면죄부'로 악용되며 범죄의 흉포화와 지능화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최근 5년 사이 촉법소년 범죄는 2.2배 증가해 연간 2만 명을 돌파했고, 특히 성폭력 범죄는 2021년 대비 2025년에 85%나 폭증해 죄질이 극도로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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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법이 아이들의 방패가 되어 범죄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이끄는 엄격한 나침반이 될 수 있도록 촉법소년 연령 하향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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