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흔들리자…석화업계 '셰일가스 에탄' 눈돌린다
중동 리스크·중국 공급과잉에 납사 구조 한계
원료·공정 전환 해법 놓고 업계 고심
셰일가스 에탄 대안 부상...인프라는 과제
석화 산업, 나프타 탈피 놓고 구조 재편 기로
에탄 전환 논의 본격화
중동 정세 불안과 원료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나프타(납사) 기반 구조에 의존해온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대체 원료 확보를 둘러싼 고민에 빠졌다. 최근 업계에서는 미국 셰일가스에서 추출한 에탄을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공정 전환을 포함한 다양한 해법이 동시에 제시되며 방향성을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17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석유화학 산업 탈탄소 전략 토론회'에 따르면 납사 중심 구조의 한계와 함께 에탄 등 대체 원료 전환 필요성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중동 지역 리스크와 물류 불안이 겹치면서 원료 수급 자체가 흔들리고 가격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아영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석유화학 산업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 탄소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는 구조적 변화 국면에 놓여 있다"며 "기존 방식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공정인 납사분해설비(NCC)는 원료와 에너지 비용 의존도가 높은 구조로, 원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분야다. 여기에 중국발 공급과잉까지 겹치면서 국내 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셰일가스 기반 에탄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토론에 참여한 김동하 HD현대케미칼 팀장은 "에탄은 납사 대비 가격과 수율, 탄소 측면에서 모두 경쟁력이 있는 원료"라며 "탄소 저감과 원가 절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에탄은 납사 대비 가격이 낮고 에틸렌 생산 수율이 높은 데다 탄소 배출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이미 에탄 기반 생산 구조가 확산되며 경쟁력 확보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업계는 에탄 전환이 단기간 내 실행되기는 쉽지 않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국내에는 에탄을 저장·운송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고, 기존 NCC 설비 역시 납사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추가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장용희 LG화학 저탄소추진팀장은 "에탄 도입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국내에는 관련 인프라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설비 전환과 투자 부담까지 고려하면 단기간 적용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원료 전환과 함께 공정 전환을 둘러싼 해법도 제시됐다. 박진수 플래닛 대표는 전기 기반 NCC 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탄소 규제라는 이중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며 "기존 사업 모델로는 이를 버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 기반 공정 전환은 비용 부담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며 "결국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 가격과 정책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석유화학 산업의 해법은 하나로 수렴되기보다 원료 전환과 공정 혁신이 병행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에탄 도입과 재활용 원료 확대, 중장기적으로는 전기 기반 공정 전환이 병행되는 '복합 전략'이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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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플래닛 대표는 "지금은 탈탄소 여부보다 원가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더 본질적인 문제"라며 "납사 중심 체계를 유지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정책과 인프라 구축 속도가 산업 전환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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