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로보택시 시장 70조원 규모 전망
中 기업, 정부 지원 아래 누적 주행 데이터 수억㎞
한국, 속도와 범위 모두 경쟁국에 뒤처져
과감한 규제 완화와 정책 지원 필요

[기자수첩]'로보택시' 패권…뛰는 중국, 걷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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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중국 베이징의 한 도심.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저녁, 퇴근길에 오른 한 직장인이 도로에 서서 휴대전화 화면만 유심히 보고 있었다. 몇 분 뒤 흰색 차 한 대가 그 앞에 멈춰 서더니 뒷좌석 문이 스르륵 열렸다. 운전석은 비어 있었고, 그는 무심하게 차에 올라탔다. 차량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도로 위를 달렸다. 중국에서 '운전'은 더 이상의 사람의 일이 아니게 되고 있다.


삼정KPMG는 오는 2030년 전 세계 로보택시 시장 규모가 약 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로보택시는 단순한 미래 산업을 넘어, 자동차·모빌리티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산업으로 꼽힌다. 로보택시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의 문을 열 수 있는 초석이자, 상용차 시장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이미 본격화했고, 국가 간 격차도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이미 '도로 위'에서 답을 찾고 있다. 인구 2000만명이 넘는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우한, 선전 등 한반도 면적에 달하는 곳에서 로보택시 상용화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 관련 규제 완화에 나섰고, 각 지방자치단체는 자율주행 기업 유치를 위해 각종 보조금 지급에 나섰다. 글로벌 '톱2'로 꼽히는 바이두는 누적 2억6000만㎞에 이르는 주행 데이터를 확보했다. 후속 주자들도 누적 수천만㎞의 주행 데이터를 쌓았다.


반면 한국은 중국이 다섯 걸음 멀어지는 동안 한발도 채 못 떼고 있다.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마주칠 수 있지만 대부분 단거리 시험 운행 수준에 머무른다. 우리의 관련 기업 전체를 합해도 누적 주행 데이터가 1300만㎞를 겨우 넘는다. 중국이 '일상'을 무기로 데이터를 쌓는 동안, 한국은 여전히 제한된 실험만 반복하고 있다.

완성차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는 상황에서, 자율주행 기술까지 결합한다면 판도는 더욱 급변할 수 있다. 데이터와 실증 경험이 곧 경쟁력인 시장에서 뒤처질 경우, 국내 완성차 산업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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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시간이 3년이 채 남지 않았다고 본다. 제도적 결단이 없다면 격차는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벌어질 수 있다. 정부가 올 하반기 광주시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실증 계획은 의미 있는 출발이지만, 속도와 범위 모두에서 경쟁국에 비해 늦은 것이 사실이다. 규제 완화와 과감한 정책 지원 없이는 자율주행 시장에서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앞으로 3년, 선택과 집중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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