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충격' 1500원 뚫은 환율, 급등락 장세
3월 평균환율 1480원 수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유가 급등+증시 과열 반작용 등 영향
"현 레벨 위기는 아냐…전쟁 추이 주시"
장기화 시 1500원 안착 vs 단기 매듭 시 큰 폭 완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원·달러 환율이 크게 넘실거리며 1500원을 넘나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와 해제 기대가 한쪽으로 쏠릴 때마다 국제유가가 출렁이고, 외환시장을 비롯한 국제금융시장이 동요하는 상황이다. 이에 이달 원·달러 환율 평균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쟁 흐름 및 국제유가 추이에 따라 1500원 안팎의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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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충격' 주간 거래 1500원 뚫었다…월평균 환율,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이달 들어 첫 2주간(3~13일) 원·달러 환율 평균(주간 종가 기준)은 1477.0원으로, 월간 기준 1998년 3월(1488.9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기간 주간 종가 기준 환율의 일일 변동 폭은 평균 14.2원으로, 유럽 국가 재정 위기가 닥쳤던 2010년 5월(16.3원) 이후 약 16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야간 거래를 포함한 일중 변동 폭으로 보면 평균 23.8원까지 뛰었다.

[금융현미경]전쟁 여파 큰 원화…1500원 넘나드는 파고 언제까지 원본보기 아이콘

이번 주 들어서도 급등락은 여전하다. 지난 16일 1500원을 뚫으며 개장(1501.0원)한 환율은 당국 개입 경계 등에 장 중 1491.8원까지 빠졌다가 1497.5원까지 레벨을 올리며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금융위기(2008년 11월25일·1502.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7일엔 긴장 완화 영향에 1493.6원까지 재차 내렸다. 17일까지 일평균 환율은 1480.4원으로 1480원을 웃돈다.


이달 들어 원화 약세는 주요국 통화 대비로도 두드러졌다. 이달 들어 2주간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하락률은 3.84%로 유로(-3.29%), 일본 엔(-2.39%), 영국 파운드(-1.85%)보다 높았다. 대만 달러(-2.43%), 중국 역외 위안(-0.79%), 인도 루피(-1.69%) 등 주요 아시아 통화와 비교해도 하락 폭이 컸다. 이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92% 올랐다.

[금융현미경]전쟁 여파 큰 원화…1500원 넘나드는 파고 언제까지 원본보기 아이콘

유가 급등 주요 원인…증시 과열 반작용 영향도

원유 수입 비중이 높아 유가 충격에 취약한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원·달러 환율은 중동 전쟁 발발 후 국제 유가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이번 사태 후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했던 지난 9일 주간 종가는 1495.5원까지 오르며 1500원 선을 위협했고, 장 중 1500원을 넘어선 16일 역시 국제 유가는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전날 환율이 하락한 것도 유가 진정이 원인이 됐다.


최근 국내 증시 급등에 대한 강한 반작용 역시 급격한 원화 약세의 원인으로 꼽혔다. 국내 증시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등에 업고 단기간에 크게 올랐다. 지난달 코스피지수는 6300선을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다만 단기 급등과 함께 과열 우려도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 전쟁과 유가 급등이 이어지자 위험자산 회피 물결이 이어졌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4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17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17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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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장기화 시 '1500원 안착' vs 단기 매듭 시 '우려 比 부정 영향 제한'

전문가들은 중동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원·달러 환율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상황이 악화하면 환율 1500원 선 안착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며 장기화할 경우다. 1500원을 웃도는 고환율이 고착화하면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추가 이탈 우려뿐 아니라,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진다. 고유가·고환율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 등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 지난달 수입 물가는 전월 대비 1.1% 오르며 8개월째 상승세를 나타냈다. 중동 사태가 본격화한 3월엔 더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대로 단기 매듭 시 우려 대비 부정적 영향이 제한되면서 고환율 현상이 크게 완화할 수 있다고 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 중동 사태 장기화는 큰 부담이라는 점에서 3월 중 이란 사태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은 강화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출구전략으로 유가가 하향 안정된다면 현재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 현상도 크게 완화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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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재 환율 레벨이 위기를 논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수형 한은 금통위원은 "이란 사태가 발생하면서 달러 강세와 원화 절하가 나타났고, 주요국 통화 대비 원화 변동성이 큰 게 사실"이라면서도 "다양한 배경이 복합 작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상수지 큰 폭 흑자 전망의 배경인 반도체 사이클이 중동 사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재 시장 시각인 데다, 풍부한 달러 보유 측면에서도 이같이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쟁 전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이에 따른 유가 출렁임이 하루에도 여러 번씩 변동되는 양상이므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봤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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