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선 "저금리 대출은 투자금" 인식 확산
대학생, 생활비 대출 투자 사례 급증
학자금 대출 공급 8500억 규모에 달해

최근 대학생 사이에서 학자금 대출이나 생활비 대출 등 저금리 자금을 활용해 주식이나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학업 지원을 위한 제도를 투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 맞지 않지만, 관리·감독의 빈틈 속에서 이런 방식이 점차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생활비 대출 공급 규모는 2021년 5450억원에서 2025년 8506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생활비 대출 연체 규모도 2021년 192억원에서 2025년 387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아시아경제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생활비 대출 공급 규모는 2021년 5450억원에서 2025년 8506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생활비 대출 연체 규모도 2021년 192억원에서 2025년 387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아시아경제

AD
원본보기 아이콘

17일 연합뉴스는 일부 대학생 사이에 비교적 금리가 낮은 자금을 활용해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에 투자하는 '빚투' 사례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학생 이 모 씨(25)는 지난해 여름 생활비 대출금 200만 원과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합쳐 가상자산에 투자했다. 동기들이 대출 자금으로 투자해 수백만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에 뛰어든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투자금의 약 70%를 잃었다. 그는 현재 물류센터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출금을 갚고 있다.


대학생 강 모 씨(23) 또한 2021년 가상자산 시장이 급등하던 시기 투자에 뛰어들었다. 그는 "SNS와 유튜브에서 젊은 나이에 큰돈을 벌었다는 사례를 보며 막연한 동경심이 생겼다"며 "군 전역 후 금리가 낮고 상환 기간이 긴 학자금 대출을 하나의 금융 도구라고 생각해 투자에 활용했다"고 강조했다. 강 씨는 현재 학자금 대출금을 미국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 조 모 씨(21)는 학자금 대출로 받은 돈 일부를 금 관련 자산에 투자해 약 180만 원의 수익을 냈다. 조 씨는 "연 1.7% 이자로 학기당 200만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단순히 예금만 해도 금리 차익이 생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래 사이에서 학자금 대출을 활용한 투자가 점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늘어나는 학자금 대출…연체 규모도 증가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은 등록금 대출과 생활비 대출로 나뉜다. 생활비 대출은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 학업 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된다. 올해 기준 생활비 대출은 학기당 최대 200만원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대출 규모와 함께 연체 규모도 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은 등록금 대출과 생활비 대출로 나뉜다. 생활비 대출은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 학업 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된다. 아시아경제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은 등록금 대출과 생활비 대출로 나뉜다. 생활비 대출은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 학업 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된다. 아시아경제

원본보기 아이콘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생활비 대출 공급 규모는 2021년 5450억원에서 2025년 8506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생활비 대출 연체 규모도 2021년 192억원에서 2025년 387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학자금 대출을 투자에 활용하라는 조언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투자 카페 게시글에는 "연 1.7% 대출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빌려 투자하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대학생 넘어 '개미 투자자'까지 확산한 빚투

이 같은 분위기는 대학생뿐 아니라 일반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포털 투자 관련 카페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혼식 준비자금이나 퇴직금 등으로 투자하는 건 어떤가요" 등의 질문이 하루 간격으로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제로 '빚투'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불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최근 33조 원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년 전 약 18조 원과 비교하면 약 87% 증가한 수치다. 아시아경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최근 33조 원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년 전 약 18조 원과 비교하면 약 87% 증가한 수치다. 아시아경제

원본보기 아이콘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최근 33조 원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년 전 약 18조 원과 비교하면 약 87%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특히 청년층의 레버리지 투자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대는 위험 선호도가 높아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은 편"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기대 수익보다 손실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AD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대학생들에게 대출받아 투자하는 것은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며 "투자는 여유 자금으로 경험을 쌓으며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고 장기적인 자산 형성 관점에서 접근하는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