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17일 세종 국무회의 주재
중동 사태 장기화 우려…유가 수요대책 주문
국회 향해 "전쟁추경 신속집행 노력해달라"
우원식 개헌 요구에는 "일리 있는 제안"
5·18, 부마항쟁, 지방자치, 계엄요건 대상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상황 장기화를 전제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비상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자동차 5부제·10부제와 같은 수요 절감책을 포함해 석유제품 수출통제와 원자력발전소 가동 확대 등이 대상이다. 또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개헌·지방선거' 동시 투표에 대해 "일리 있다"며 정부 차원의 공식 검토를 주문했다.


李, 국회에 "전쟁추경 신속집행 노력해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6.3.17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6.3.1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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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현재와 같은 양상이라면 잠시 진정됐던 석유 가격이 다시 불안정해지고 민생 전반에 가해질 충격도 커지게 될 것 같다"며 “상황 장기화를 전제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 효과를 국민들이 충분히 체감하실 수 있도록 현장 점검 강화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해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을 휘발유 리터당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정해 운영 중이다.

이 대통령은 우선 단기 대응책으로 추가 원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UAE에서 추가 원유를 확보했던 것처럼 우리의 외교 역량과 자산을 총동원해 안정적인 추가 공급선 발굴에 힘써야 한다"며 "상황이 어려운 만큼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동참도 필요하다"고 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범사회적 대책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필요하면 자동차 5부제 또는 10부제 등 다각도의 수요 절감 대책을 조기에 수립해달라"며 "필요하다면 수출통제도 검토하고,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늘리는 비상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기적으로는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체계를 최대한 신속하게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발 충격이 취약계층과 서민에게 집중될 수 있다고 보고 추경 편성도 서두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그 속에서 이익을 보는 집단이 있고 이를 악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경우도 있다"며 "취약계층과 수출기업 지원 등을 위해 이른바 전쟁 추경을 신속하게 편성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도 최대한 빨리 심사해 전쟁 추경이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덧붙였다.


우원식 개헌 요구에 "일리 있는 제안"…정부 검토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17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1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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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 대통령은 우원식 국회의장의 ‘개헌·지방선거’ 동시 투표 제안을 사실상 받아들였다. 이 대통령은 “국회의장께서 합의되는 것, 국민이 동의하는 쉬운 의제부터 순차적으로 개헌을 하자 말씀하셨지 않느냐”며 “일리 있는 제안이라 정부 차원에서 공식 검토하고 정리하면 좋겠다. 단계적, 점진적 개헌도 하나의 사례로 해보면 좋을 듯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18 민주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정신 반영, 지방자치 강화, 계엄요건 강화 등을 제안했다.


앞서 우 의장은 지난 10일 6·3 지방선거 때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함께하자며 이날까지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만들어달라고 여야에 촉구한 바 있다. 우 의장은 "단계적 개헌으로 반드시 이번에는 개헌을 성사시키자"며 "한꺼번에 하려다가 아무것도 못 하는 세월을 반복하지 말고 합의되는 만큼만 한다는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갈등 의제일수록 진지하게 터놓고 숙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숙의를 하려면 소통이 되어하고, 진지하게 토론해야 하는데 듣지도 못했다는 그런 사람이 나타난다. 책임도 안 지는 일이 벌어진다”며 “이번 (검찰개혁 논의에서) 그런 경향이 없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검찰개혁을 두고 청와대와 여당 일부 의원이 의견을 달리하며 갈등을 빚었던 사례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통령은 국가 균형발전 기조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외풍이 거셀수록 국가 대전환의 발걸음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수도권 집중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 시대로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세제·금융·규제 체계를 모두 지방 주도 균형성장에 맞춰 재정비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모든 정책 결정 과정에 이른바 '균형발전 영향평가'를 필수화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환경영향평가처럼 각 정책이 지방 균형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반드시 따져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지방에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대규모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방 우대 재정사업 확대, 예비타당성조사와 민간투자 제도의 획기적 개편을 주문했다. 또 내년도 예산과 중기재정계획에도 이를 대폭 반영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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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예정된 BTS 광화문 공연과 관련한 안전대책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가 주목하는 행사인 만큼 문제는 안전"이라며 행정안전부·경찰·소방 등 관계부처에 빈틈없는 대응을 지시하는 한편 명동 숙박시설 화재를 언급하며 숙박시설 안전 점검과 대테러 대비를 주문했다. 정부는 BTS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서울 종로·중구 일대에 다중운집 인파 재난 위기 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할 예정이며, 서울시 숙박시설 등 5481곳에 대한 긴급 안전 점검도 진행 중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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