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도 부담인데 환율마저 1500원…증시 악영향 커진다
고환율로 원자재 수입 비용 급증
항공·석유화학 등 환율에 특히 민감
식품·제약 등 다양한 업종에 악영향
중동상황이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는 5500선을 회복하며 출발한 16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58p(0.43%) 오른 5510.82 장을 시작했다. 2026.3.16 조용준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기면서 우리 증시 부담이 확대됐다. 고환율로 원자재 수입 비용이 급증하고 기업 이익 훼손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업종의 주가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
원·달러 환율 1500원 육박하면서 국내 증시 부담 커져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43% 오른 5510.82에 개장한 뒤 오전 9시48분 기준 0.73% 오른 5527.41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은 0.31% 오른 1156.50에 출발한 뒤 하락 반전해 0.44% 내린 1148.06을 기록했다.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와 급등한 국제유가가 여전히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500원을 돌파하면서 고환율 피해 업종의 주가 부진 우려가 커졌다. 항공업은 항공유와 정비비, 리스료 등 대부분의 비용이 달러 결제 구조라 고환율의 대표적인 피해업종으로 꼽힌다. 고환율로 인해 여객 수요가 빠질 수 있고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연료비 부담이 커졌다.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주요 항공사 주가가 이달에만 10% 이상 빠진 것도 이 때문이다. 최민기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달러 가격이 올라갈수록 항공사 영업이익은 내려가는 구조"라며 "항공유도 일반적으로 미국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환율이 항공사 실적에 주요한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업도 원유·나프타 등 기초 원료를 전량 달러로 조달해 달러가 비싸지면 원가가 급격히 오르고 이익구조가 나빠진다. LG화학,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등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 주가가 이달 들어 10~20% 이상 하락한 것도 유가 급등과 더불어 고환율이 원인이다. 철강업도 철광석·원료탄 등 핵심 원료 대부분을 달러로 수입하기 때문에 고환율이 원가 부담을 올리는 구조다. POSCO홀딩스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회사들도 이달 주가가 20% 내외로 떨어졌다.
항공, 석유화학, 식품, 제약, 철강 등 다양한 업종에 악영향
밀가루 등을 수입해오는 식품 업체들 역시 달러 강세가 달갑지 않다. 국내 식품회사는 밀, 대두, 옥수수, 원당 등 주요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수입 원자재값이 상승하면 제품가격 인상 압력도 커지지만 현실적으로 단기간 내 식료품 가격상승으로 반영하기는 어렵다. 삼양식품, 농심 등 주요 식품업체 주가는 이달 10% 이상 하락했다.
금융업종에서는 은행이 고환율에 피해를 크게 입는다. 환율이 오르면 은행 외화자산의 위험가중자산(RWA) 규모가 불어나고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 건전성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은행은 외화부채가 외화자산을 상회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라 환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달 들어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의 주가가 부진한 것도 환율 영향이 일부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제약·바이오산업도 원료의약품 수입의존도가 높고 해외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고환율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다. 국내 제약회사는 원료의약품 및 소재부품장비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 수입 원가가 상승하면 이익이 훼손된다. 섬유패션, 여행 등도 고환율 지속 시 피해를 볼 수 있는 업종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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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 원·달러 월 평균 환율이 1500원대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고유가가 지속되면 원화 약세 압력이 구조적으로 커져 환율이 장기간 1500원대에 머무를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유가 급등과 세계 경기 둔화 리스크가 겹치면 1600원 수준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이 월평균 1500원을 돌파하면 소비자물가는 3개월 뒤 최대 7% 상승하고, 수출은 9개월 뒤 최대 9% 감소하는 등 국내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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