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감액 피하려 위장이혼까지"…부부라서 20% 깎던 기초연금 손 본다
복지부, 부부 감액 취약계층 중심 완화 추진
정치권, 2028년까지 전면 폐지 법안 발의
연평균 3조3000억원 추가 재정 필요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연금액을 20%씩 깎는 부부 감액 제도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점차 사라진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부라 해로하는 것이 불이익받을 일은 아니다"고 언급한 만큼 기초연금 개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열린 국회 상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주요 업무 추진 현황을 보고했다. 복지부는 초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국민의 안정적 노후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기존 연금 제도의 보장성을 높이는 계획을 내놨다. 특히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연금액을 20%씩 깎았던 부부 감액 제도를 취약계층 중심으로 우선 개선하겠다는 방침이 포함됐다.
현재 시행 중인 기초연금 부부 감액 제도는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부부가 모두 연금을 받을 경우 각각의 연금액에서 20%를 감액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부부가 함께 살면 주거비나 생활비를 공동으로 부담해 비용이 절약된다는 이른바 '규모의 경제' 논리를 바탕으로 설계됐다. 혼자 사는 노인 가구와의 형평성을 고려하고 국가의 재정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같은 감액이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층 노인 부부의 생계를 위협한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실제로 국민연금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수준에 따라 체감하는 생활비 부담은 제도가 가정한 상황과 큰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최빈곤층 노인 부부 가구의 월평균 지출은 혼자 사는 노인 가구보다 1.74배나 높았다. 이는 제도의 기준이 되는 1.6배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로 기초연금을 20% 깎을 경우 이들이 느끼는 생활고는 평균적인 가구보다 훨씬 가혹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앞서 복지부는 국회에 제출한 계획안에서 소득 하위 40%에 해당하는 노인 부부를 대상으로 현재 20%인 감액률을 2027년까지 15%로 낮추고 2030년에는 10%까지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이는 단순한 일괄 축소가 아니라 기초연금의 도움이 가장 절실한 취약계층을 먼저 보호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도 개선을 위해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부부 감액 제도를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완전히 폐지하는 법안이 발의돼 논의 중이다. 해당 안은 2026년에는 감액 비율을 10%로 낮추고 2027년에는 5% 그리고 2028년에는 전면 폐지하는 로드맵을 담았다.
이 대통령이 16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노인 자살의 원인을 빈곤으로 지목하며 기초연금 개편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제도 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기초연금 감액 피하려고 위장 이혼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며 "감액지급은 재정 부족 때문이니, 가급적 시정해야지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자살률, 노인자살률 세계 최고급인 우리나라에서 노인자살의 제일 큰 원인이 빈곤"이라며 "자살까지 유도하는 노인빈곤 줄이려면 기초연금을 좀 바꿔야 할 것 같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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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제도 개선에 따른 막대한 재정 소요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을 보면 부부 감액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할 경우 2030년까지 5년간 연평균 3조3000억원, 총 16조7000억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재정 부담과 제도의 형평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세부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르웨이나 스웨덴 등 해외 복지 선진국들도 부부 가구에 대해 일정 부분 감액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는 점도 참고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금이 실질적인 공공부조로서 역할을 다하려면 저소득 및 저자산 부부 가구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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