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인터뷰]윤희숙 "吳, 이대론 '옥새포기런'…경선서 쇄신 요구하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 도전한 윤희숙 전 의원
"서울이 당면한 과제, 살 자리와 일 자리"
"박원순·오세훈 시정(市政) 20년간 서울은 쇠락해 가고 있다. 치솟은 집값에 누울 자리를 찾지 못해 내몰리는 서민이 늘고 있고, 일자리 기회를 찾지 못해 꿈과 희망을 잃는 청년도 늘고 있다. 지금 서울이 가장 절박하게 해결할 문제는 누울 자리와 일자리다."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전 의원은 16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지금 서울에 필요한 시장은 에너지를 잃어가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이런 과제에 절박하게 도전하는 시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 동대문구 출신인 윤 전 의원은 서울대, 한국개발연구원(KDI)을 거친 뒤 21대 국회에 입성, 이른바 '나는 임차인입니다'란 연설로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대선 이후엔 당 혁신위원장을 맡아 가장 먼저 '절윤(絶尹)'을 외치기도 했다. 윤 전 의원은 최근 저조한 당 지지율과 관련해 "12·3 이후 당이 계속 잘못해 왔다"면서 "절윤 결의문이 나왔지만, 이조차도 국민들에게 어떤 울림을 주지 못할 정도로 부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윤 전 의원은 오 시장이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등을 거론하며 공천 신청을 보류하고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옥새 포기런"이라고 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대표 직인 날인 논란을 둘러싼 사건을 빗댄 것이다.
윤 전 의원은 "내가 원하는 무기를 내 손에 쥐여주지 않으면 출전하지 않겠다는 장수가 세상 어디에 있느냐"라면서 "지금은 유력 후보인 오 시장이 경선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과 함께 한목소리로 여당과 싸우고 당의 변화와 쇄신을 만들어 낼 때"라고 했다.
윤 전 의원은 누울 자리, 일자리를 찾는 것이 서울 선거의 시대정신이라며 용적률 확대, 이주비 재정융자, 공공기여 주민투표제, 정비사업 서류 간소화, 원도심 부지 주택 전환 등을 담은 ▲부동산 닥공(닥치고 공급) 3종 세트 ▲창동 'K-컬처 넥서스(서울팬덤 코엑스)' 및 서울시 2청사 건립 ▲홍릉 인공지능(AI) 밸리 구축 등의 공약을 마련했다.
윤 전 의원은 특히 부동산 공급정책과 관련 "지난 5년은 서울이 전심전력으로 주택 공급을 늘렸어야 하는 시간이지만 그러지 못했다"면서 "부동산 정책에 있어 중앙정부의 규제 영향이 크지만, 시장의 권한도 적지 않다. 용적률 확대 및 종(種) 상향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윤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 선거가 굉장히 어려운 선거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름의 전략과 사명이 있다. 우리 당의 정체성 문제다. 지난해 당에서 처음으로 12·3 계엄에 대해 사과했다. 그 사과의 핵심은 권력에 줄 서는 정치 때문에 계엄을 막지 못했다는 반성이었다. 보수 정치의 본래 정신은 헌정 질서를 지키는 것, 시장과 세계를 읽는 유능한 정책으로 사회를 번영시키는 것, 미래 세대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런 정신이 약해졌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왔다고 본다. 이번 지방선거가 우리 당이 원래 어떤 당이었는지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각종 여론 조사상 국민의힘 지지율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계엄 이후 지금까지 15개월 동안 당이 계속 잘못 대응해 왔다고 본다. 여론조사 결과가 주는 시사점도 분명하다. 지난 9일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원총회 결의문이 나왔지만, 국민에게 어떤 울림도 주지 못했다. 내용이 대단히 부실했기 때문이다. 부실하다는 건 사과의 원칙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그리고 이것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고칠지에 대한 이야기가 통째로 빠져 있다.
그렇다고 해서 결의문이 의미가 없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다. 이젠 그 뒤에 당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이는 또 경선 후보들이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다. 당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후보들이 어떤 메시지를 끌어낼 것인지가 중요하다. 경선 과정에서 국민과 지지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천 신청을 거듭 보류하고 있다.
▲오 시장은 자신을 (지방선거의) 대표 장수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후보 등록을 하지 않으면서 '내가 원하는 무기를 손에 쥐여주지 않으면 출전하지 않겠다'는 식의 인상을 줬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 파동 당시 김무성 전 대표의 '옥새런'이 떠오른다. 이번 결의문은 방향 전환의 시작이다. 이후에는 경선 과정에서 유력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당의 쇄신을 요구하고, 그 요구가 지지자들에게 반향을 일으키면 당도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오 시장이 후보로 등록해야 말의 무게가 훨씬 강해진다. 다른 후보들과 함께 그 메시지를 증폭하고 지지자를 결집하는 것이 당을 변화시키는 길이라고 본다.
-오 시장은 혁신 선대위와 인적 청산을 요구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당을 쇄신할 때 인적 청산은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장수(오 시장)가 조건을 걸고 '이것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일 때 그것이 전체 싸움(지방선거)에서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여부다. 인적 청산도 후보가 끌어내야 한다. 그걸 끌어내는 과정 자체가 지방선거라는 큰 전장에서 하나의 승리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지방선거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국민의힘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에 현 정권이 이재명 대통령 한 사람의 입에 따라 나라의 모든 것이 좌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니 이 대통령은 불리한 것은 침묵하고 하고 싶은 얘기만 한다. 부동산을 예로 들면 밤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언급하지만 전·월세 충격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답을 내놓지 않는다. 환율 문제도 마찬가지다. 사법 개악 3법, 공소 취소 거래 의혹도 역풍이 크지 않다. 지금은 모든 상황을 자신이 통제하고 있다고 느끼는 듯하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견제의 힘을 만들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한다. 균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서울은 지금 생명력이 쇠락하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100만 명이 빠져나갔다. 부동산 때문에 서울 밖으로 내몰린 서민이 많고 일자리가 없는 젊은이들이 기회와 꿈을 꾸지 못한다. 박원순 전 시장 10년, 오세훈 시장 10년이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했는지 의문이다. 도시의 활기를 되찾고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는 시장이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중앙정부의 전횡을 견제하는 힘도 생길 수 있다. 그것이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시대정신이라고 본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5년 시정은 어떻게 평가하나.
▲만족스럽지 못하다. 서울이 사람들이 내몰리지 않고 꿈을 꿀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하는데, 오 시장이 집중한 일은 디자인과 랜드마크 사업이었다. 한강버스 등의 대표 사업이 서울시민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문제일지 의문이다. 서울은 에너지가 꺼져가고 있다. 일자리도, 살 자리도 부족하다. 도시의 활기를 어떻게 되살릴 것인지에 죽기 살기로 매달렸어야 했다.
-이전 시정의 랜드마크 사업은 어떻게 평가하나.
▲박원순 시장의 서울로 7017은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를 보고 만든 것이다. 하지만 뉴욕은 철도 구조라 하중이 크고 주변 건물 사이에 있어 여름에도 시원하다. 서울로 7017은 그렇지 않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 오세훈 시장의 한강 버스도 런던 템스강 클리퍼를 보고 만든 것 같은데 런던은 집에서 내려오면 바로 선착장이 있다. 서울은 올림픽대로와 제방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진다. 출퇴근용 교통수단이 되기 어렵다. 두 사례 모두 겉모양만 베껴온 것이다.
-지난 시장들의 부동산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주택 문제가 정말 중요한 문제라는 걸 인식했다면 죽을힘을 다해 달려들어야 했다. 박원순 전 시장이 재개발 구역 430곳을 해제하면서 공급 부족이 올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 지난 5년은 서울이 전심전력으로 주택을 늘렸어야 할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는 인상을 시민들이 받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선 중앙정부 규제가 크지만, 시장 권한도 분명히 있다. 용적률 상향, 종 상향 등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또 재개발·재건축 지침이 수천 페이지에 이른다. 이것을 간소화해 정비 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만들었어야 했다.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내걸었지만, 공급으로 이어지려면 10~15년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대책이 필요하단 주장도 있다.
▲그렇기에 비아파트 대책이 중요하다. 재개발·재건축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신호만 줘도 시민들의 심리는 '조금만 기다리면 되겠구나'로 바뀐다. 문제는 이재명 정부의 지난해 10·15 대책이다. LTV가 70%에서 40%로 낮아지면서 착공 직전 단계의 재개발 사업장들이 묶였다. 서울에 이런 곳이 3만1000가구 정도 된다. 이주비 대출이 막히면 사업 자체가 진행되지 않는다. 서울시장이 된다면 우선 10·15 대책의 부작용부터 해결해야 한다. 시 재정으로라도 지원해 사업이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또 SH가 나서서 주변 빌라를 대규모로 매입해 이주용 주택으로 활용하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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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서울로 7017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정리해야 한다고 본다. 서울로 7017은 서울역 일대 개발과 연계해 정리해야 한다. 서울역 앞은 입체 개발이 가능한 곳이다. 지하 5~10층까지 개발할 수 있다. 그 위에 교각 구조물이 있으면 개발이 어렵다. 한강버스는 이미 교통수단으로써 평가가 끝났다고 본다. 다만 단순히 없애는 문제가 아니라 한강 활용을 더 크게 고민해야 한다. 한강은 바다에 준하는 강이다. 청년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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