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출구전략 불확실
호르무즈해협 장기화 우려
소비둔화·AI사이클·글로벌 공급망 차질 전망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매일 상승하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주유소에 5일(아래 사진)에 비해 하루만인 6일 휘발유는 20원, 경유는 50원 오른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2026.03.06 윤동주 기자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매일 상승하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주유소에 5일(아래 사진)에 비해 하루만인 6일 휘발유는 20원, 경유는 50원 오른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2026.03.06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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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태 장기화 우려가 금융시장 및 경기에 경고음을 키우고 있다. 배럴당 100달러 이상 고유가 장기화 가능성과 소비 경기 악화, 중동발 글로벌 공급망 차질, 금리 급등 및 신용 리스크 경고음 확산 등 다방면에서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iM증권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고유가 현상이 지속된다면 이런 위험신호들이 경고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사태 출구 전략이 꼬여가면서 경고음이 더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군이 이란 석유 허브인 하르그섬을 공격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이 커졌고, 걸프국가의 원유 생산시설마저 공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방적 승리 선언으로 빠져나오려던 미국의 출구전략이 차질이 생겼다는 평가다.

고유가·고환율…경고음 커지는 이란사태 원본보기 아이콘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으면서 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금융시장 및 경기에 잇따른 경고음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고유가 지속 가능성…유가 100달러 고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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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가 길어질 수 있는 점이다. 등락을 거듭하던 유가는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 100달러 이상에서 고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군의 이란 하르그섬 공격으로 추가 상승 여지까지 생겼다. 이란 측이 무차별적으로 걸프국가의 원유 생산시설을 공격할 위험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두바이유 가격은 이미 배럴당 127달러로 150달러를 바라보는 상황이다.

미국 가솔린 가격 급등에 따른 소비 둔화 본격화 가능성도 우려된다. 미국 내 가솔린 가격은 갤런당 약 3.7달러로 이번 주 4달러 선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뜩이나 신규 고용둔화 등으로 소비심리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 고유가 상황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3월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재차 3%를 상회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상승 동반) 공포마저 촉발할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AI부터 소비재까지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

중동발 글로벌 공급망 차질도 위험요소다. 반도체 공급망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올 정도다. 모건스탠리는 중동발 에너지 공급 차질로 대만 TSMC 등 파운드리 업체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부족 현상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반도체 생산이 전면 중단되기보단 급격한 비용 증가로 나타날 수 있다면서 세계 기술 및 인공지능(AI) 칩 공급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위 '칩플레이션' 현실화가 AI 사이클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을 대체해 주요 생산거점으로 부상한 베트남도 원유 재고에 비상등이 켜졌다. 최대 45일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전략비축유가 있다고 밝혔지만, 사태 장기화 시 생산차질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경우 또 다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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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급등도 우려된다. 이미 주요국 국채 금리는 요동치고 있다. 이란 사태 이후 영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3일 종가 기준 약 60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 급등했다. 미국채 10년물 약 34bp 뛰었다. 국채와 금마저 기피되면서 글로벌 자금의 극단적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회사채 금리 등까지 자극하면서 기업 자금조달 비용이 오르고, AI 투자 사이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사모대출 관련 경고음 확산도 부담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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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증권은 유가 하락만 바라보는 답답한 시장 상황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현재 수준 조정 정도로 금융시장과 경기가 고유가를 감내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한 달 이상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면 여러 경고음이 경고음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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