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서구 지성사에 큰 획을 그은 독일의 사회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가 14일(현지시간)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013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강연 중인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 연합뉴스

2013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강연 중인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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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출판사 수어캄프는 이날 하버마스가 독일 남동부 바이에른주의 슈타른베르크에서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19세기에 마르크스가 있었다면 20세기에는 하버마스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그는 '공론장(public shere)' 개념을 중심으로 민주사회의 담론 형태를 탐구하며 전후 독일의 지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1929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어난 하버마스는 프랑크푸르트사회연구소에서 학문적 경력을 쌓으며 스승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비판 이론을 비판적으로 계승했다. 1981년 출간된 대표작 '의사소통 행위이론'은 현대 철학의 기념비적 저작으로 꼽힌다.


그는 상아탑에 머물지 않고 현실 정치에도 적극 목소리를 냈다. 1980년대 홀로코스트 논쟁에서는 '과거사 청산'을 독일 국가 정체성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고, 유럽 통합의 강력한 지지자로서 EU 직접선거 도입을 주창하기도 했다. 2003년에는 제자 송두율 독일 뮌스터대 교수 구명 운동에 앞장서 국내에도 친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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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년에는 극우 세력의 부상과 참회 문화의 퇴조를 우려했다. 1955년 결혼해 70년을 해로한 아내가 작년 먼저 세상을 떠난 데 이어 막내딸도 2023년 별세하는 아픔을 겪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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