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 과거사 현장 기록
일본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여행서이자 인문서
"군국주의 일본과 양심적 일본인 구분해야"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처럼 우리에게 일본은 늘 두 얼굴로 다가온다. 가까운 이웃이지만, 가까이할 수만은 없는 이웃이기도 하다. 식민 지배와 강제징용, 잊을만하면 불거지는 독도 영유권 주장은 피를 끓게 한다. 그럼에도 2025년 945만 명이 넘는 한국인이 일본을 찾았다. 베트남에 이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여행지' 2위가 일본이었다.


<일본을 걷는 이유>(디오네)는 언론인 출신 저자가 2년에 걸쳐 일본 최남단 이부스키에서 최북단 왓카나이까지 과거사 현장을 걸으며 기록한 인문기행서다. 일본에 대한 호불호나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흑백논리를 넘어, 각각의 공간과 인물에 깃든 기억을 더듬으며 일본 사회가 지닌 여러 얼굴을 드러낸다. 수많은 역사적 장소를 걸으며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서사와 현장을 기록한 사진은 감정적 구호 대신 차분한 성찰로 독자를 이끈다. '일본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저절로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일본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일본을 걷는 이유>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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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순환적 구조로 구성돼 있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윤동주와 송몽규의 비극적 죽음이 머물러 있는 후쿠오카와 조선 침략의 발현지 히젠 나고야 성터, 윤봉길 의사가 생을 마친 가나자와와 그의 폭탄 투척으로 한쪽 다리를 잃은 시게미쓰 마모루의 고향 기쓰키에서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되새긴다. 해마다 안중근을 기리는 다이린지와 즈이간지에서는 적대적 감정을 넘어선 존경과 이해의 현장을 발견하고, 조선인을 변호했던 일본인 변호사 후세 다쓰지의 삶도 조명한다. 개척과 수탈의 역사가 서린 홋카이도의 장대한 자연 앞에서는 책임과 화해라는 묵직한 질문으로 나아간다.

저자는 군국주의 일본과 양심적인 일본인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쟁범죄와 반성하지 않는 태도에 대해서는 국가의 책임을 묻되, 시민 개인을 향한 혐오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인의 희생을 명시한 일본의 박물관과 위령비를 비롯해 안중근을 추도한 일본인 헌병, 조선인을 옹호한 일본인 변호사, 제국주의 범죄를 파헤친 일본의 지식인들, 그리고 학살 현장에서 수백 명의 조선인을 구한 일본인 경찰서장의 사례는 무자비한 증오의 시대에 용기 있는 이들의 양심이 어떻게 인간성을 지켜 냈는지 보여 준다. 혐오와 증오의 언어를 반복하며 과거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일본을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서 함께 미래로 향하는 길을 모색할 것인지 <일본을 걷는 이유>는 우리 앞에 담담한 질문을 남긴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추천사에서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질문하는 책"이라고,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일본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꼭 읽어 봐야 할 책"이라고 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미래 한일 관계를 문화와 인간에 대한 이해라는 단단한 토대 위에 올려놓은 책이다. 일본을 새롭게 보게 하는 창이자, 동시에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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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저자 임병식은 국회의장 정무비서관을 지냈고 연합뉴스TV와 KBS SBS 등에서 정치 분야 패널로 활동했다. 현재 순천향대와 중국 탕산해운대 초빙교수로 있으며 '오마이뉴스' '서울경제' '경인일보'에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 <국민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 <천 개의 길, 천 개의 꿈> 등이 있다.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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